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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연평도 새하곡 / 김종구

등록 2010-12-08 18:32수정 2010-12-09 08:22

김종구 논설위원
김종구 논설위원
한자의 ‘塞’는 막히다는 뜻의 ‘색’으로도 읽지만 요새(要塞)처럼 ‘새’로 읽는 경우도 많다. 소설가 이문열의 신춘문예 등단 작품인 <새하곡>(塞下曲)은 원래 변방의 싸움터를 읊은 한시들이 즐겨 쓰는 제목에서 따온 것이다. 출새곡(出塞曲), 입새곡(入塞曲), 종군행(從軍行) 등도 모두 비슷한데, 이런 작품을 통칭해 변새시(邊塞詩)라고도 한다. 이백은 ‘오랑캐가 가을을 타고 내려오니 천자의 군사들이 출병한다’로 시작하는 <새하곡>을 남겼고, ‘사람을 잡으려면 먼저 말을 쏘고, 도둑을 잡으려면 먼저 우두머리를 잡으라’는 유명한 말은 두보의 <출새곡>에서 비롯됐다.

군사적 요충지에 견고한 성채나 방어시설을 세워 적의 침입을 막는 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군사전략의 기본이었다. 중국의 명 태조 주원장은 험준한 국경지역 곳곳에 요새를 건립하고 이곳을 지키는 왕을 새왕(塞王)이라 불렀다. 프랑스의 바스티유 감옥도 원래 망루 8개와 견고한 외벽, 넓은 참호로 둘러싸인 군사 요새였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난공불락의 요새는 없었다. 2차대전이 발발하자마자 독일 전차부대의 기습 돌파작전에 허무하게 무너진 프랑스의 마지노선만이 아니다. 독일도 총연장 600㎞에 이르는 지크프리트선을 구축했으나 1944년 연합군의 공격에 무너지고 만다. 이들은 모두 견고한 콘크리트 구조물에 거대한 지하설비를 갖춘 당대 최고의 요새들이었다.

정부가 대만의 진먼섬(금문도)의 지하 요새를 본떠 연평도 등 서해 5도를 군사요새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일본 관동군이 중국 내몽고에 건설한 대규모 지하 요새인 하이라얼 요새는 이미 관광지로 바뀐 지 오래다. 콘월리스 요새, 산티아고 요새, 로브리예나츠 요새 등 관광상품화된 요새들은 세계 곳곳에 널려 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대규모 지하 요새를 만든다 하니 참으로 착잡할 뿐이다. 김종구 논설위원 kj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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