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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예종석의 오늘 점심] 착 감기는 돼지국밥

등록 2011-02-15 19:06

프랑스의 전설적인 미식가 그리모 드 라 레니에르는 일찍이 “자연은 돼지의 모든 것을 완벽하고 우수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고 돼지고기를 예찬한 바 있다. 중국에서도 고기라고 하면 통상 돼지고기를 의미할 정도로 보편적인 데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소고기를 선호해왔다. <고려도경>에 “고려에 양과 돼지가 있기는 하나 왕공, 귀인이 아니면 먹을 수 없으니 백성들은 해품(海品)을 많이 먹고, 도살법 역시 서툴다”는 기록이 나온다. <태종실록>에도 “명나라 황제가 말하기를, ‘조선 사람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사신들에 소고기나 양고기를 주라’고 했다”는 대목이 보일 정도이다. 아무튼 돼지고기는 과거 우리나라에서 식재료로 그리 환영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부산과 밀양 등 경상도 일대에서 즐겨먹는 음식에 돼지국밥이 있다. 6·25사변 때 북쪽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이 값싼 돼지고기로 국밥을 끓여 먹은 것이 유래라고들 하는데 그곳에서는 이전부터 먹어온 흔적이 있어 정설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어쨌든 돼지국밥은 투박한 이름과 달리 잡내도 없고 엇구수한 것이 입에 착 감긴다. 새우젓으로 간을 하고 부산 사람들이 ‘정구지’라 부르는 부추무침을 곁들이면 개운하기까지 해서 해장국으로도 손색이 없다.

돼지국밥은 같은 재료로 만든 순댓국에 비해 전국적인 지명도는 얻지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돼지국밥이라는 직설적인 명칭이 돼지의 부정적 이미지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음식의 성공에는 작명도 중요하다. 부산 서면의 송정삼대국밥은 65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서울에서는 충무로의 가마솥돼지국밥에서 맛볼 수 있다. 한양대 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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