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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범아랍주의 / 권태선

등록 2011-02-16 19:54수정 2011-02-16 19:59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촉발된 시위가 이집트를 넘어 알제리, 바레인, 예멘, 이란 등지로 확산되면서 새로운 범아랍주의의 태동이 거론된다. 튀니지에 이어 이집트 시민혁명이 성과를 내면서 아랍권의 전제주의와 권위주의를 타도하기 위한 아랍 민중들의 연대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집트에서 무바라크 지지자들이 시위대를 공격해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을 때, 튀니지의 젊은이들은 이집트의 친구들에게 페이스북을 통해 두건 밑에 식초나 양파즙을 바르면 최루탄을 견디기 쉽다고 조언하거나 감시를 따돌리는 방법 등을 열심히 전했다.

범아랍주의는 아랍 지역에 아랍어판 코란을 보급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주르지 자이단에 기원을 두고 있다. 하지만 1950~60년대 가말 압델 나세르 이집트 대통령이 아랍민족주의에 사회주의를 결합한 자신의 ‘나세르주의’를 범아랍주의라고 규정하기 전에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스라엘의 시오니즘에 맞선 아랍의 단결을 내세운 나세르의 범아랍주의는 큰 호응을 얻었고 범아랍국가 건설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몇 차례 시도는 모두 실패로 끝났다. 1958년 이집트와 시리아가 구성한 연합아랍공화국은 시리아가 61년 탈퇴함으로써 막을 내렸고, 1963년 만들어졌던 이집트, 시리아, 이라크 사이의 국가연합도 1971년 사라졌다.

이런 시도들이 실패하면서 아랍 정치 지형에서 범아랍주의는 힘을 잃어갔지만, 아랍 민중들 사이에는 여전히 강한 소망으로 남아 있었다. 최근 아랍 지역의 시위 현장에서 나세르의 초상이 등장한 것이 단적인 예다. 물론 지금 거론되는 범아랍주의는 시오니즘에 맞선 이데올로기로서의 아랍민족주의와는 성격이 다르다. 오히려 정치적 자유도 부의 공정한 분배도 없는 대다수 아랍국가들의 현실을 함께 극복해 민주주의를 이루려는 민중들의 연대라는 성격이 강하다. 권태선 논설위원 kwont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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