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말’로 시작해 ‘말글살이’로 옷을 바꿔 입으며 여러분과 함께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매주 글감 골라 얼개 잡고 초고(草稿) 쓴 뒤 퇴고(推敲)하는 일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누덕누덕한 글 깁고 모자란 뜻 보태며 원고 다듬기 위해 곁에 있는 이들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수십 차례 눈으로 훑어보고 소리 내며 곱씹어 읽어가다 보면 뜻은 제대로 담았는지, 내용 흐름엔 무리가 없는지 갈피 잡지 못할 때 없지 않기에 그렇다. 지난주 이 자리에 실린 ‘사리’도 마찬가지 과정을 밟았다.
최현정 아나운서는 “마지막 문단의 순서를 바꾸면 뜻이 더 또렷해지겠다”며 문학 전공자답게 짚어주었고, <뉴스데스크> 진행 짬짬이 외서 번역하느라 원고와 씨름했던 이정민 아나운서는 ‘이 빠진 따옴표’를 찾아 교정해 주었다. 스포츠 중계하며 외래어 표기에 부쩍 관심이 많아진 허일후 아나운서는 “D.O.C를 ‘디오시’로 표기하는 게 맞느냐”며 “차제에 외래어 표기를 제대로 짚어 달라”는 제안도 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영어 외래어 표기를 따져보려 한다.
A B C D E F G H I J K L M N O P Q R S T U V W X Y Z. 영어 로마자를 한글로 옮기면 이렇다 - 에이, 비, 시, 디, 이, 에프, 지, 에이치, 아이, 제이, 케이, 엘, 엠, 엔, 오, 피, 큐, 아르, 에스, 티, 유, 브이, 더블유, 엑스, 와이, 제트. C와 G, H 그리고 R와 S, V, Z에 유의하자. ‘씨, 쥐, 에이취, 알, 에쓰, 뷔, 지’가 아니다. 예컨대 와이더블유시에이, 티브이, 디엠제트이다. “고엽제와 제초제는 춘천 북쪽 DMZ[디엠지] 지역에 살포됐습니다”(ㅅ방송 뉴스), “아시아나 OZ[오지]140편을 시작으로…”(ㅁ케이블방송)는 ‘Z’의 발음을 잘못한 것이다. ‘Z’를 ‘지’로 적고 발음하면 ‘G’와 혼동될 수도 있다. ‘제트’라 하는 게 입에 붙지 않는다면 DMZ는 ‘비무장지대’, OZ는 ‘아시아나항공’이라 하면 될 일이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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