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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대학·순위·명품 / 한승동

등록 2011-06-27 19:09수정 2011-06-28 16:36

유럽대학협회(EUA)가 지난 20일 ‘국제 대학 순위평가와 그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장점보다는 단점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단다.

이런 평가에서 늘 1~2등 하는 대학이 하버드대다. 그런데 이 대학 학장을 지낸 해리 루이스는 하버드가 소비자본주의의 포로가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자신의 책 <혼을 잃은 최고>에서 그는 대학이 이윤 좇는 기업처럼 운영되면 학생은 소비자가 된다고 했다. 소비자는 브랜드 가치 위주로 대학을 지원하고, 대학은 브랜드 지키기에 연연한다. 돈 안 되는 교양·인문 과정들은 줄이고 기부금 등 돈 끌어들이기 경쟁에 골몰한다.(서보명 <대학의 몰락>)

대학은 바르고 의미 있게 사는 법이 아니라 돈 벌고 출세하는 시장주의 기술을 가르치고 패거리를 만드는 곳으로 전락했다. 이른바 명문대는 그런 것 잘하는 대학이다. 계급 증명서가 돼버린 명품 브랜드에 홀리듯 사람들은 명문대 브랜드에 줄을 선다. 대학은 계급과 브랜드를 분석하고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수호자가 돼 수익과 특권의 관리에 매달린다. 대학 순위평가는 이런 대학과 평가기관 배만 불린다.

대학의 이런 타락에 저항한 루이스와 동료 교수들은 하버드에서 쫓겨났다. 대신 하버드를 장악한 건 재무장관 출신 신자유주의자 래리 서머스의 ‘워싱턴 사단’이었다.(리처드 브래들리 <하버드가 지배한다>) 1970년대 서울에 미성년 창녀 100만이 우글거렸다고 폭언한 서머스는 재무차관 시절 외환위기(아이엠에프 사태) 때 한국을 궁지로 몰았다.

그를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자리에 앉힌 버락 오바마의 뜬금없는 한국 교육 예찬에 들뜰 것 없다. 한국은 대학교육마저 영혼 상실의 미국 대학들을 뒤쫓고 있다. 서울대 법인화도 결국 미국식 신자유주의 명품 만들기로 가자는 것 아닌가. 한승동 논설위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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