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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엑스맨 / 정재권

등록 2011-12-12 19:19

미국의 만화 출판사 마블 코믹스에서 <엑스맨>(X-men)이 나온 것은 1963년이다. 스토리작가 스탠 리의 이 작품은 인류와는 다른 능력을 지닌 ‘뮤턴트’(돌연변이)들 사이의 대립을 소재로 한다. 한편의 돌연변이들은 인류와의 공존을 추구하지만, 소수자로서 차별에 저항감을 느끼는 다른 무리는 인류의 섬멸을 꾀한다. 여기서 평화적 공존을 주장하는 뮤턴트들의 그룹이 엑스맨이다. 만화 <엑스맨>은 2000년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엑스맨>을 시작으로 영화 시리즈물로 만들어졌고, 올해엔 매슈 본 감독의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가 개봉했다.

원작 만화와 영화의 엑스맨이 슈퍼히어로인 것과 달리, 우리에게 <에스비에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친숙해진 엑스맨은 영악하고 사기성이 농후한 존재다. 그는 자기편을 속이며 갖가지 게임에서 실수를 연발해 팀을 곤궁에 빠뜨리는 노릇을 한다. 일종의 ‘구멍’이다. 엑스맨에게 중요한 일은 같은 팀원들이 ‘우리 편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라고 나중에 탄식을 내뱉도록 끝까지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한국판 엑스맨은 텔레비전 바깥에도 존재한다. 특히 정치판은 엑스맨 전성시대다.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 음주 상태로 방송 토론회에 나와 물의를 빚은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이나 온갖 좌충우돌식 행보로 비웃음의 대상이 된 강용석 의원은 엑스맨의 전형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반대투쟁의 한복판에서 독단적으로 국회 등원을 결정했다가 사의를 표명한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엑스맨으로 이름을 올릴 만하다.

예능에 등장하는 엑스맨은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하지만, 이들 정치판 엑스맨은 국민들에게 그저 짜증을 안겨줄 뿐이다. 그런데 정치판 엑스맨은 자신이 조롱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기나 할까. 정재권 논설위원 j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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