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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임진년 / 한승동

등록 2012-01-04 19:13

10간(干) 12지(支) 조합에 따라 60년 주기로 순환되는 전통 역법에서 29번째의 해. 음양오행에서 임(壬)은 양(陽)의 물, 진(辰)은 양의 흙으로 서로 상극(土剋水)이다. 흙은 물을 흐리고, 빨아들이며, 넘쳐 나오려는 물을 둑으로 막는다.

60년 전인 1952년 임진년. 2차대전 뒤 첫 대규모 국제전으로 미군과 중국군이 맞붙은 한국전쟁 3년째. 그해 5월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폭동이 일어났다. 이승만은 피난 수도 부산에서 계엄령을 선포해 야당 국회의원 50여명을 연행하고 12명을 빨갱이 간첩으로 몰았으며, 발췌개헌이라는 야비한 ‘꼼수’까지 동원해 대통령 직선제를 통과시킨 뒤 가망없던 권력을 탈취했다. 북에선 그해 12월 박헌영 등 남로당원들을 미군 첩자로 몬 숙청을 시작했다. 그 60년 전인 1892년 임진년 12월 동학교도 1000여명이 공주에서 교조 최제우의 신원운동을 시작했다. 삼례에도 수천명이 집결했다. 2년 뒤 반봉건 동학 농민봉기를 좌절시킨 일본군은 조선 점령을 겨냥해 청일전쟁을 벌였다.

420년 전 1592년 임진년 4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일본 침략군이 부산에 상륙했다. 그들은 5월에 서울, 6월엔 평양을 점령했다. 7월에 명이 대군을 파병했고, 각지에서 의병들 항전이 시작됐다. 그 7년간의 동아시아 전란을 조선은 임진왜란·정유재란이라 했고, 일본은 그들 연호를 붙여 분로쿠·게이초의 역(役), 중국은 조선의 역, 북한은 임진조국전쟁이라 부른다.

2012년 임진년. 분단 중인 한반도는 정전이란 이름 아래 60년이 넘도록 골육상쟁의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그것을 빌미로 남에는 일본에 기지를 둔 미군이 주둔하고 북 뒤에는 중국군이 버티고 있다. 상극의 대륙과 해양 세력이 부딪치는 곳. 우리가 약할 때 큰 전쟁이 났다. 두 번의 선거가 있는 이 임진년, 부디 좋은 일만 있기를.

한승동 논설위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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