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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켈라카드 / 정영무

등록 2012-02-22 19:33수정 2014-02-19 17:14

우리 지갑에 주민등록증과 신용카드가 있다면 핀란드인들은 켈라카드가 있다. 사회보험기관인 켈라(Kela)는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 저소득층의 주택보조금, 보육비, 아동수당과 가족수당, 학생수당, 건강보험 등 핀란드 사회보장 전반을 책임진다.

켈라에서 1년간 지급하는 수당은 핀란드 국내총생산의 7% 수준이다. 예컨대 아동수당은 만 17살까지 첫째 아이는 100유로, 둘째 110.5유로, 셋째 141유로, 넷째 161.5유로, 다섯째 이후부터는 182유로가 다달이 지급된다. 켈라카드로 들어오는 여러 수당 덕분에 젊은이들은 어려움 없이 동거나 결혼을 하고, 아이들은 빈부격차 없이 교육받을 권리를 누린다. 물론 높은 복지수준을 떠받치는 것은 세금으로 핀란드의 조세부담률은 소득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높다. 하지만 재산의 과다에 따라 철저히 누진적으로 매긴다. 교통범칙금조차 노키아 부사장이라고 16만유로(1억8000만원)를 부과할 정도로 차등적이다.

복지 포퓰리즘이 유럽 재정위기의 원인이며 국민들의 세금 불만이 높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황대진 핀란드 한인회장은 “사실과 다른 잘 모르는 사람들의 얘기”라고 한다. 세금을 자신에 대한 저축이자 자녀들을 위한 투자로 여기기 때문이다. 시의회 예산의 64%가 복지예산일 정도로 생활화돼 있고 교육과 노후 걱정이 적어 삶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국민들이 정책을 꼼꼼히 따지고 공약 이행 여부를 검증하는 장치가 투표율 85%로 상시 작동하고 있다.

한국은 조세부담률이 20%가 채 안 되고, 주식·부동산 등 자산경제가 생산경제의 7배에 이를 만큼 커졌는데도 여기에서 걷는 세금은 생산경제의 4분의 1을 밑돈다. 세입기반을 수선할 궁리는 않고 시대적 복지 요구를 선거 포퓰리즘이라고 매도하는 기획재정부부터 검증받아야 한다.

정영무 논설위원 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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