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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이간질 / 정재권

등록 2012-03-05 19:10수정 2012-03-05 21:13

<손자병법>에 버금가는 중국의 병서 <삼십육계>에서 제33계는 ‘반간(反間)계’다. 원래는 아군을 혼란시키려는 적의 스파이를 역이용해 적을 반목시키고 이간시키는 계책을 말하나, 포괄적으로 상대방의 내부 갈등을 부추기는 술책을 뜻한다. ‘이간(離間)계’라고도 불린다.

한나라를 세워 중국을 통일한 유방이 숙적 항우와의 대결 과정에서 사용한 대표적 계략이 바로 이간계다. 유방의 부하 진평은 황금으로 스파이를 매수하고 헛소문을 퍼뜨려 항우가 자신의 책사인 범증을 의심하게 만든다. 화가 난 범증은 항우를 등지고 고향으로 되돌아가고, 그 뒤 항우는 서서히 열세에 몰리게 된다. 조그만 구멍이 단단한 둑을 무너뜨리듯, 이간질은 ‘의심’이라는 인간 본성을 파고들어 단결과 결속을 붕괴시킨다.

이간질의 수단은 다양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돈을 빼놓을 수 없다. 아파트나 골프장 건설업체 등이 보상금을 미끼로 개발지역 주민들 사이의 갈등을 부추기는 사례는 흔해 빠졌다. 해군기지 건설을 놓고 진통이 극심한 제주 강정마을에서도 주민들이 찬반양론으로 갈리게 된 불씨 가운데 하나가 보상금 문제였다.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이 지난달 말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들에게 주당 20만원의 특별수당을 지급했다. 공정방송의 열망으로 파업에 참여한 동료들을 그저 지켜봐야만 하는 이들을 돈으로 ‘회유’하고, 문화방송 구성원들 사이에 반목의 싹을 키우는 전형적인 이간질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비파업 직원들이 통장으로 들어온 한달치 특별수당 80만원을 노조에 파업지원금으로 전달했다고 한다. 한 손으로 파업을 주도한 기자회장을 자르고 간부들을 중징계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 수당이라는 당근을 지급하는 김 사장의 속셈을 간파하지 못할 사람은 없다. 들통난 치졸한 이간질은 상대방의 결속만 강화시킬 뿐이다.

정재권 논설위원 j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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