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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앵그리버드, 56.5%의 벽 / 정재권

등록 2012-04-09 19:18수정 2012-04-09 21:53

앵그리버드는 2009년 핀란드의 게임개발사인 ‘로비오 모바일’이 개발한 비디오게임이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인기가 높은데,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이 게임의 캐릭터가 4·11 총선을 앞두고 독특한 이미지를 얻었다. 바로 투표에 참여하는 ‘분노하는 유권자’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9일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나쁜 돼지들이 견고한 기득권의 성에 숨었는데 착한 새들이 몸을 던져 성곽을 깨트리는 것이 앵그리버드”라며, 앵그리버드 한마리 한마리가 유권자의 한표라고 말했다. 그리고 투표율이 70%가 넘으면 짧은 치마 차림으로 노래하고 춤추겠다고 약속했다. 적극적으로 투표하라는 분명한 메시지다. 그가 제시한 70%대 투표율은 2000년 이후 전국적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딱 한번 실현된 적이 있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16대 대선의 투표율 70.8%다.

안 원장의 미니스커트는 누가 열쇠를 쥐고 있을까? 20대다. 20대의 투표율은 다른 연령대에 견줘 유난히 낮다. 2008년 18대 총선의 경우 28.1%로, 거의 4명 가운데 1명만 투표한 꼴이었다. 전체 투표율 46.1%에 크게 못 미친 것은 물론이고 19살(33.2%)의 투표율보다도 낮았다.

2000년 이후의 다른 선거를 봐도 20대 투표율은 5회 지방선거(2010년) 41.1%, 17대 대선(2007년) 46.6%, 4회 지방선거(2006년) 33.8%, 17대 총선(2004년) 44.7% 등으로 50%를 넘지 못했다. 전체 투표율이 70.8%를 기록했던 16대 대선 때만 56.5%로 절반 이상이 투표했을 뿐이다.

젊은층이 투표하지 않고는 기득권의 성채를 부술 길도, 안 원장의 미니스커트 차림을 볼 길도 없다. 우선 20대가 56.5%의 벽을 깨뜨리는 앵그리버드가 돼야 한다.

정재권 논설위원 j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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