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픽셀(10억 화소) 카메라 시대가 열렸다.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는 미국 듀크대 연구진이 개발한 10억 화소의 디지털카메라 시제품을 소개했다. 시판중인 디카 최고제품보다 약 30배 높은 해상도로, 1㎞ 거리의 표지판을 읽을 수 있는 정밀도다. 연구진은 연내에 100억 화소 제품을 개발하고, 이후 500억 화소 제품을 완성할 계획이다. 몇년 안에 상용화되어 스마트폰 같은 휴대용 기기에 탑재될 수 있다.
미국 국방부 국방고등기술연구원(DARPA)의 2500만달러 프로젝트인 만큼, 정찰기와 무인폭격기(드론) 등 군사적 쓰임이 우선이다. 현재 무인폭격기 카메라의 해상도는 수백만 화소 수준이고 시야도 좁은데, 강력한 새 카메라를 탑재하면 현대전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군은 무인폭격기로 올 들어 예멘·파키스탄 등지에서 10여명의 알카에다 지도자를 사살했다.
새 디카 상품화에는 컴퓨터 프로세서와 저장장치 고도화 등 관련 기술의 발전도 필수적이라 산업적 영향도 크다. 어떤 기술은 생활습관과 사회적 규범을 바꾸기도 한다. 피사체로부터 반사돼 나오는 모든 빛의 범위를 기록하는 라이트로(Lytro) 카메라가 초점을 맞출 필요 없는 새로운 사진 촬영술을 소개했는데 기가픽셀 카메라는 이를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앞으론 피사체를 골라 앵글을 잡고 초점을 맞추는 절차가 불필요해질 수 있다.
야구장 사진 한 장에 얼굴인식 기술을 적용하고 데이터베이스와 연결하면 수만 관중의 신원을 식별할 수 있는 미래도 머지않은 만큼 기술의 파장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논문 중 하나인 1890년 워런과 브랜다이스의 ‘프라이버시 권리’ 논문은 새 기술의 등장이 배경이다. 1884년 코닥은 롤필름을 내놓았고, 당시 미국 대중신문은 급격히 부수가 늘어 800만부에 이르렀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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