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백승종의 역설] 이완용을 위하여

등록 2012-07-09 19:16

백승종 마을공동체문화연구소 대표
백승종 마을공동체문화연구소 대표
다들 당신 욕을 하지. 솔직히 나만은 당신을 변호하고 싶다. 이력을 훑어보니 싹수 있는 청년이었더군. 그 어려운 문과시험도 보란 듯 무사통과. 갓 설립된 육영공원에서 영어까지 정복했더군. 그러고는 미국통이 되었지. 3년간이나 워싱턴의 외교가를 어슬렁거렸더군. 그 시절에 연미복 차림으로 날마다 와인잔을 기울이셨다! 당신 정말 멋쟁이야.

그러나 미국이 별로 돈이 될 것 같지 않았어. 당신은 러시아의 품으로 옮겨갔지. 그쪽 대사관으로 고종을 모셔갔고, 그 대가로 외무장관 자리를 따냈더군. 얼마 후 고종이 환궁하는 바람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지만 그래도 여기까지는 참고 봐줄 만했지.

일본이 러일전쟁에서 이기자 당신에게 행운이 찾아왔어. 을사늑약에, 고종의 강제퇴위, 심지어 일제의 강제통합까지도 출세와 축재의 기회가 되었다니! 여간한 배짱과 소신이 아니고선 불가능한 일이었네. 3·1운동 때도 만세를 비웃는 경고문을 연달아 내놓았더군. 진심이 뭐 중요하겠나. 그 공로로 후작까지 승진하였으니 말이야. 팔아먹을 민족이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보다 더 큰 축복이 어디 있겠나.

날마다 주판알 튀기느라 손끝에 불이 났겠지. 한-일 강제합병으로 당신은 최소 400억원을 벌어들였다. 덕분에 당신은 경성 제일의 현금부자가 되었지. 총재산이 무려 600억원이었지. 강제합병 때만도 200억원을 벌었고, 고종을 퇴위시킨 공로금도 20억원이었네. 한미전기회사 설립 때는 옥새를 위조해 80억원을 착복하였더군. 당신의 영웅담은 정말 끝이 없네.

금고가 꽉 찼건만 자제의 학교 납입금이 비싸다고 납입을 거부해 노랑이 소리를 들었더군. 당신 부인도 마름 자리를 구실로 거액을 갈취했더군. 정말 대단한 가문이야! 요새도 당신을 뒤따르는 영리한 인간들이 많다. 공항이건 철도건 농업이든 군사정보든 다 팔아치울 속셈으로 혈안이 된 자들이지. 당신보다 훨씬 더 큰 부자가 될 것 같아. 배 아프지 않나?

백승종 마을공동체문화연구소 대표

<한겨레 인기기사>

조갑제, MB에 “한일군사협정 밀어붙여라” 훈수
수백억 들인 ‘연평도 신축대피소’ 빗물 줄줄, 부실시공 의혹
만삭 임신부를 또…중국 ‘강제낙태’ 폭로 잇달아
“저는 엄마가 아니라 미친년이었어요”
[화보] 더울 땐, 물놀이가 최고!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