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폭파론을 둘러싼 박근혜-문재인 논쟁 중에 익숙한 인물 한 사람이 나온다. 딘 러스크다. 38선과 남북 분단, 그리고 독도를 놓고 벌어지는 한-일 갈등의 주역이다.
일본 패망 직전 미국 육군부 정책과장이었던 러스크 대령은 8월10일 동료 찰스 본스틸 대령과 미-소 간의 한반도 분할선을 획정했다. 남쪽에 수도가 포함돼 있어야 한다는 간단한 원칙과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발간한 낡은 한반도 지도 그리고 자가 고작이었다. 러스크는 국무부의 재촉에 따라 별다른 고민 없이, 서울 위쪽의 북위 38도선을 따라 줄을 그었다. 그것이 한반도를 동강낼 줄이야 그도 몰랐겠지만, 그는 이후 내내 한국을 괴롭힌다.
케네디와 존슨 대통령 시기 국무부 장관으로서 한-일 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매듭짓는다. 5·16 쿠데타 후 미국의 인정이 필요했던 박정희는, 이승만과 달리 한-일 협정 체결 등 미국의 요구를 전폭 수용했다. 그리고 체결되기까지 관련 정보는 러스크에게 직보까지 했다. 김종필 당시 중앙정보부장은 1962년 10월29일 협정의 기초인 김-오히라 메모를 교환한 뒤 러스크에게 찾아가 직보했다. 그 자리에서 독도가 쟁점이라고 하자, 러스크는 “무슨 쓸모가 있나”고 물었고, 김종필은 “갈매기가 들르는 곳”이라며 “오히라에게 독도를 폭파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협정 체결은 국민의 격렬한 반대로 거듭 미뤄졌고, 미국은 1964년 조속한 체결을 압박했다. 박정희는 1965년 1월 연내 해결을 공언했고, 그해 5월27일 러스크 장관 집무실에서 ‘독도를 폭파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말했다. 국내에선 ‘독도에 관한 한 타협은 없다’고 공언하며 폭정을 휘두르던 독재자였지만, 러스크 앞에선 그야말로 순치된 양이었다. 한-일 협정은 한달 뒤 체결했다. 독도는 분쟁 상태 그대로 놔둔 채였다.
곽병찬 논설위원 chank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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