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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트위터에서 친박 성향 글이 60% 이상인 까닭

등록 2012-11-11 19:29수정 2012-11-12 10:14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세상 읽기] 트위터 대선 민심 중간보고 / 장덕진
지난 9월 트위터에 등장한 대선 관련 글들을 후보 지지성향별로 구분해 보면 친박근혜 성향의 글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2년 전에 비슷한 방식으로 친정부-반정부 성향을 구분했을 때 1 대 99로 정부비판적 글이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세상이 뒤집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트위트 글을 중심으로 계산했을 때의 이야기이고, 글을 쓰는 계정들을 중심으로 계산해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친박근혜 성향의 글을 쓰는 계정은 12%에 불과하다. 하지만 소수에 불과한 박근혜 지지 계정들은 문재인 지지 계정에 비해 평균적으로 약 9배, 안철수 지지 계정에 비해 약 35배의 글을 썼다.

여기까지 들으면 사람들은 곧바로 ‘알바’를 떠올린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에스엔에스(SNS)를 포함한 뉴미디어에서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해왔다. 2010년 11월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내놓았던 ‘디지털 전사 1만 양병론’, 그로부터 약 다섯달이 지난 작년 4월 바른민주개혁시민회의 윤희구 의장의 “나는 엠비(MB) 정부의 여론조작 행동대장이었다”는 양심선언, 여기서 다시 여섯달이 지난 작년 10월 서울시장 선거 때 벌어진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계정연동오류’ 사건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든 ‘잊고 싶은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야권 후보 지지자들보다 많게는 35배의 글을 쓰는 박근혜 지지자들을 보며 ‘알바’라고 생각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박근혜 후보나 그 캠프, 그리고 친박 ‘빅 마우스’들의 글을 집중적으로 리트위트하는 계정의 수는 약 3000개에 이른다. 이들이 모두 알바라고 볼 수는 없다. 알바와 자발적 결집이 섞여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번 대선에서 에스엔에스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거나, 혹은 심지어 지금까지와는 정반대로 새누리당의 승리에 기여하기라도 할 것인가?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계부채문제해결 7대 정책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계부채문제해결 7대 정책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천만의 말씀이다. 각 후보나 캠프가 쓴 글들이 몇 명에게 도달하고 있는지 그 범위를 보면 금방 드러난다. 박근혜 후보나 캠프에서 쓴 글들은 최대 30만명에게 가고 있는 반면, 야권 두 후보나 그 캠프에서 쓴 글들은 최대 60만명에게 가고 있다. 박근혜 지지자들은 최대 35배나 많이 쓰고 있지만 절반에게밖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지나간 선거와의 비교이다. 4·27 재보선 당시 한국인 트위터 이용자는 280만명이었는데,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의 캠프 계정에서 나간 글들은 266만명에게 도달했다. 지금 한국인 트위터 이용자는 그때의 두 배가 넘는 600만명이고, 재보선보다 훨씬 중요한 선거인 대선이 진행중인데 후보별 최대 도달 범위가 30만~60만명에 그치고 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할까?

에스엔에스에서의 본게임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트위터 여론이 폭발할 조건이 갖춰지면 지금 나타나는 것보다 약 10배 정도 크기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공간이 남아 있다. 실제로 트위터에서 ‘반박근혜’ 입장은 분명하지만 야권 두 후보 중 뚜렷한 지지를 정하지 않은 사람들이 절반 이상이다. 에스엔에스 민심이 아직까지 매우 유동적인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단일화에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대선에서 선거인 수는 4000만명이고, 트위터 계정 수는 600만명이다. 계정의 절반만 실제 이용자라고 해도 300만, 즉 유권자의 7.5%이다. 야권 단일후보는 이 7.5%를 가져갈 수 있을까? 에스엔에스에서 결집의 공식은 연결, 공감, 연대의 3단계이다. 단일화는 룰 못지않게 그 과정 자체가 결집의 과정이어야 한다. 단일화는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하고, 공감하고, 연대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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