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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야! 한국사회] 민주화와 목사세습 / 김진호

등록 2012-11-21 19:26수정 2012-11-21 21:16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지난 9월25일 기독교대한감리회는 교회 담임목사의 세습방지법안을 결의했다. ‘교회 담임자 파송 제한 규정’이 그것인데, “부모와 자녀가 연속해서 한 교회를 담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조항이 하나 더 추가됐다. “부모가 장로로 있는 교회를 자녀가 담임할 수 없다.”

이 규정은 교회의 담임목사 위촉 과정에 교회 내의 비대칭적 권력관계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교회들은 담임목사의 권력이 더 강한 교회와 장로의 권력이 더 강한 교회로 나뉜다. 권력이 담임목사와 장로, 그밖의 신자들에게 공평하게 배분된 민주적 교회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아직 매우 드물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언론이 주목한 것은 비민주적 권력관계가 아니라 ‘목사 세습’이다. 또한 기독교 엔지오(NGO)들도 ‘목사 세습 반대’를 구호로 내걸었다. 물론 이들 엔지오들이 교회 민주화에 무감각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당면과제가 목사 세습이라는 뜻이겠다. 그 이유는 기독교 엔지오들이 대형교회를 주 타깃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교회들의 경우 거의 대부분 담임목사의 압도적 권력이 관철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대성장기에 특정 교회가 대형교회로 급속한 성장을 이룩했던 배경에는 그 교회가 성장을 위한 총동원체제를 잘 구현해냈기 때문이다. 동시대 한국 사회 전반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국가가 그랬고 기업이 그랬으며 교회가 그랬다.

그리고 이러한 총동원체제의 형성에는 영락없이 한 명의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있었다. 국가와 기업에서 그 독재자가 대통령과 재벌총수인 것처럼, 교회에서 그이는 담임목사다. 그이들을 중심으로 국가든 기업이든 교회든 모든 구성원이 일사불란하게 성장에만 몰두했다. 이것은 다른 한편으로, 그 시절 독점적 권력을 형성하는 데 실패했던 사회영역은 급속한 성장을 이룩하지 못했다.

한데 여기에 하나 더 주지해야 할 것이 있다. 대통령이든 재벌총수든 담임목사든 그 독점적 권력자는 ‘장기간’ 자신에게 권력을 집중시켰다. 그 기한이 언제까지인지가 중요하다. 단언하면, 그이가 죽을 때까지다. 독재자였던 대통령은 피살될 때까지 그랬다. 또 많은 재벌총수와 담임목사는 세습에 성공했거나 그 과정에 있다. 하지만 재벌총수의 세습 문제는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당연한 것처럼 묘사되듯이 일상화에 성공한 반면, 교회는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편 최근 대선국면에는 독재자의 딸이 아버지의 후광을 받으며 다시 강력한 정치세력으로 부상하고 있어, 정치민주화가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놓였다.

이렇게 독점적 권력이 그이가 죽을 때까지 장기간 지속되었고, 최근 많은 영역에서 세습을 통해 승계되었거나 진행되고 있으니 그 독점적 체제에 얽힌 무수한 문제들 또한 그렇게 이어질 것이고, 더 심각하게 구조화될 우려가 있다. 이런 독점적 체제가 청산되어야 하는 이유는 대중의 희생을 필요로 하는 체제임에도 특권화가 더욱 심화되기 때문이다.

하여 장기간 계속된 권력 독점화의 고리, 그 구조화된 견고한 체계를 어떻게 끊을 것인가의 문제는 민주화에 있어 중요한 당면문제다. 1980년대 전개된 첫번째 민주화의 시대는 성공세대의 독재자들의 권력독점을 막아내는 데 핵심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전개되고 있는 ‘제2의 민주화’ 시대는 독점적 권력의 세습을 막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회 민주화의 당면과제를 목사 세습으로 보는 것도 그 이유고, 대선국면에서 정치개혁의 의제보다 정권교체의 의제가 더 선행되어야 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또 경제민주화의 의제로 재벌총수의 독점적 권력을 제한하는 것을 우선시해야 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다.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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