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화 <레 미제라블>에 관객이 몰리고 있다. 개봉 13일째인 31일 300만명을 넘어섰고, 원작소설과 음반도 불티나고 있다. 원작은 <비참한 사람들>(Les Miserables)이란 제목처럼 프랑스 대혁명 이후 하층민들의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과 좌절, 사랑과 탐욕이 교직하는 대서사시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바리케이드 장면은 왕정 복귀에 반대하는 공화파와 노동자들의 1832년 6월 무장봉기다. 영화 속 묘사처럼 삼색 혁명깃발을 내건 공화파는 무참하게 진압당했다. 프랑스는 1789년 절대왕정을 무너뜨리는 시민혁명에 성공했지만 이후 공포정치와 반동을 겪는다. 1799년 나폴레옹이 집권해 1804년엔 스스로 황제로 올라선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나폴레옹 패퇴로 복귀한 부르봉 왕정(1814~30)과 오를레앙 왕정(1830~48)이다.
빅토르 위고는 16년 집필 끝에 1862년 <레 미제라블>을 출판했지만, 대부분을 망명객 처지에서 썼다. 위고는 1848년 2월혁명 이후 국회의원이 됐으나 1851년 다시 황제가 되려는 나폴레옹 3세의 친위 쿠데타에 반대하다가 추방당했다. 19년 동안 벨기에와 영국령 섬에 머물던 망명작가가 조국의 좌절한 혁명 시도와 비참한 민중의 삶을 그려낸 것이다.
바리케이드를 치고 저항하던 공화파 청년들은 총탄에 스러져갔지만, 작가는 희망을 거두지 않는다. 영화의 피날레 합창곡 ‘사람들의 노래가 들리는가’는 “아무리 캄캄한 밤이라도 지나가고 태양이 떠오를 것이다. 그들은 다시 자유롭게 살 것이다”라고 외친다. 혁명 이후 프랑스 정치체제는 공화정, 왕정, 입헌군주제를 거치며 굴곡을 겪었지만 삼색기에 새겨진 혁명이념 ‘자유, 평등, 형제애’는 근대 민주주의의 이상이 됐다. 저마다 곡절 깊은 한 해를 보낸 우리 모두에게도 새로운 태양이 떠올랐다.
구본권 온라인에디터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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