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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힉스와 자기홀극 / 이근영

등록 2013-03-17 19:12

자석은 ‘암수동체’다. 북극(N)과 남극(S)을 한몸에 가지고 있다. 쪼개고 쪼개어 원자가 돼도 절반은 엔극, 나머지는 에스극으로 나뉜다. 유명한 맥스웰(1831~1879)의 4가지 방정식 가운데 두번째 방정식은 엔극이나 에스극 하나만 있는 자석, 곧 ‘자기홀극’(monopole)이 존재하지 않음을 나타낸다. 맥스웰 방정식은 전기와 자기가 본질적으로 같음을 증명하고 있다.

전기는 양전하(+)와 음전하(-)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자기와 달리 양전하와 음전하가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원자 안 양성자는 양전하를, 전자는 음전하를 띤다. 과학자들은 우주가 대칭성을 지녔다고 믿는다. 우주 탄생 때 물질과 반물질이 같은 양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 식이다. 전기와 자기의 본질이 같다면 자기도 암수동체가 아니라 엔극과 에스극이 따로 존재해야 옳다.

상식을 뒤집는 ‘양전자’의 존재를 예언한 디랙(1902~1984)은 전기의 전하량이 정수배를 갖는 이유를 설명하려면 자기홀극이 필요하다고 선언했다. 이후 빅뱅이론가들은 태초에 하나로 묶여 있던 힘이 대폭발로 중력·전자기력·약력·강력 등 4가지로 쪼개질 때 자기홀극이 존재했을 것이라 예측했다. 많은 이들이 우주로, 땅속으로 자기홀극 탐사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1980년대 우주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는 시기가 있었다는 이론(인플레이션론)이 등장하고 나서야 헛수고가 그쳤다. 자기홀극은 우리가 찾기에 너무 먼 우주로 날아갔다는 것이다. 자기홀극을 찾기 위해 남은 일은 빅뱅을 재현해보는 것이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세른)가 자기홀극 탐사 프로젝트(MoEDAL)를 본격 가동했다. 세른이 발견한 힉스가 표준모형을 완성해주면 ‘조-메이슨 자기홀극’이 발견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한다. ‘조’는 건국대 조용민 석학교수를 가리킨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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