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쓰는 것은 스스로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일이다. 유리 표면을 문지르고 있자면 일종의 무력감을 느낀다.” 구글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지난달 27일 미국 롱비치 테드(TED) 강연에서 말한 내용이다. 소통의 도구인 스마트폰이 바로 곁에 있는 사람과의 관계를 훼방한다는 지적은 새로울 게 없다. 모바일 컴퓨팅의 대표 수혜자인 구글의 수장이 스마트폰을 폄하한 배경은 따로 있다. 스마트폰 대신 새로운 첨단기기를 선택하라는 얘기였다.
브린은 구글이 야심 찬 목표로 개발중인 구글안경 프로젝트를 이끌면서 스마트폰 이후를 꿈꾸고 있다. 구글안경을 쓰고 나타난 브린은 앞으로는 대화 도중에 스마트폰을 체크하기 위해서 수시로 고개를 숙이고 화면을 주시해야 하는 불편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안경을 쓴 채 걷다가 음성 명령을 내리면 눈앞에 검색 결과와 증강현실 화면이 나타난다. 체험단을 운영중이며 연내 시판 예정이다.
첨단기기를 몸에 부착하기 위한 시도가 집중되는 곳은 손목이다. 외신은 애플이 아이워치라고 불리는 손목시계형 스마트폰을 개발중이고 구글과 삼성전자도 각각 스마트시계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하나의 두뇌, 분신처럼 늘 휴대해야 하는 처지가 된 스마트폰을 안경이나 시계의 형태로 몸에 부착시켜 기기와 사람이 분리되는 상황을 아예 없애겠다는 게 최근의 경쟁이다.
구글의 최고기술책임자 마이클 존스는 최근 “요즘 사람은 구글지도와 검색 덕분에 지능지수 20 정도는 똑똑해졌다”고 자찬했다. 스마트시계나 전자안경을 착용한 채 시행착오 없이 안내를 따르면 인간은 더 똑똑해지는 것일까? <블랙 스완> 저자 나심 탈레브는 인간이 성장하려면 경이,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고 예측된 결과대로 생각하도록 안내받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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