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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팃포탯 / 김지석

등록 2013-04-15 19:09

‘팃포탯’(tit for tat)은 탁구 경기를 하는 것처럼 맞받아치는 상황이나 전략을 가리킨다.

이 말은 1980년대 초반 미국 정치학자 로버트 액설로드가 게임이론에서 사용하면서 유명해졌다. 믿을 수 없는 상대와 게임을 되풀이한다고 하자. 서로 협력하면 둘 다 큰 이익을 얻지만 한쪽만 협력하면 이익과 손해가 갈라지고, 둘 다 배반하면 함께 큰 피해를 보게 된다(죄수의 딜레마). 팃포탯 전략은 간단명료하다. ‘우선 협력한다(선의). 상대가 배반하면 배반한다(응징). 상대가 협력하면 다시 협력한다(관용).’ 모의실험 결과 이 전략은 다른 어떤 전략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다. 선의와 관용이 전략의 주요 부분으로 포함된 것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상대가 배반을 계속하면 영원히 상황이 바뀌지 않게 된다. 실제 상황에서는 도중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게임 종료를 앞두고 상대가 배반할 때에도 대책이 없다. 게다가 높은 점수가 무엇을 뜻하는지 확실하지 않을 수가 있다. 갈등 요인 자체가 없어지지 않는 한 상처뿐인 승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달 동안 북한과 한국·미국이 보인 행태를 보면 양쪽 다 팃포탯 전략에 충실했다고 할 수 있다. 응징이 계속되면서 불신이 깊어졌고,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으므로 협력적인 태도는 기피됐다.

북한 전문가인 월터 클레먼스 미국 보스턴대 교수는 팃포탯 전략이 아니라 상호의존과 복잡성 이론의 통찰력을 결합할 것을 제안한다. 너무 가까이 연결돼 있어 서로에게 해를 입히거나 도울 수 있음(상호의존)을 인정하면 적과도 상호 이익을 증진시킬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또 복잡성 이론에서 적합성, 곧 해법은 무정부적 혼란 상태나 너무 잘 짜인 구조에서는 나오지 않고 혼돈의 가장자리 부근에서 발견된다.

김지석 논설위원 j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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