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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휴대전화 프로토콜 / 구본권

등록 2013-04-30 19:12

노모께서 젊은이들도 무심한 최신 휴대전화 사용법을 터득하셨다. “아들아, 엄마다”라며 걸려오던 전화는 최근 “엄만데, 지금 통화할 수 있니”로 바뀌었다. 상대가 전화를 받더라도 대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상황을 경험하고 최신 통신 프로토콜을 익히신 것이다.

‘프로토콜’(protocol)은 외교적으로 국가 간의 의전을 일컫는 말인데, 통신에서 두루 쓰인다. 인터넷은 떨어져 있는 컴퓨터끼리 자료를 교환할 수 있도록, 정보 송수신의 약속을 정해놓은 파일 전송규약(TCP/IP)이 발명되면서 비로소 가능해졌다. 통신은 효율을 위해 주소체계나 규격봉투, 전화번호처럼 기계적이고 규칙적인 틀도 필요로 하지만, 인격적 상대끼리의 소통인 만큼 내용에서도 유연한 약속이 만들어졌다. “헬로” “모시모시” “여보세요”처럼 문화권 공통의 전화 예절이 있는 까닭이다.

누가 가르치지 않았지만 휴대전화에선 “여보세요”라는 인사말 대신 발신 상대에 따라 서로 다른 응대법이 사용자들 사이에서 자리잡았다. 휴대전화에서 새로운 프로토콜의 필요성은 비단 인사말에 머무르지 않는다. 휴대전화는 유선전화와 달리 24시간 응대가 가능한 특성상 상대를 배려하는 섬세한 통신 에티켓이 필수적이다. 다중이용시설에서 주위를 의식하지 않은 채 통화를 하다가는 무례를 넘어 다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하철과 버스에서 이어폰 없이 디엠비(DMB)를 시청하는 몰상식도 있다.

미국과 일본에선 지하철 내 이동통신 서비스가 필요한지 논란을 벌여오다, 스마트폰 대중화 이후 허용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스마트폰은 각종 센서를 활용해 누구에게서 어떤 종류의 메시지나 전화가 왔는지 사용자에게만 불빛으로 알려주는 기능을 도입했다. 똑똑한 기기를 매너 있게 쓰는 게 통신의 진정한 프로토콜이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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