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자 전인권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탐구하다가 <남자의 탄생>을 썼다. 유년기 한국 남자의 정체성 형성 과정이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지름길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착한 아들, 좋은 학생, 친절한 동료였다고 여겨왔으나 문득 돌아보니 가족, 직장, 친구 관계에서 실패를 거듭하고 있었다고 한다. 실패의 원인은 정작 자신이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지 못한 데 있었다. 그리하여 가면을 벗고 자신의 맨얼굴을 보기 위해 어린 시절의 나를 찾아간다.
그는 부모에 의해 철저하게 한국식 남자로 길러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동굴의 우상에 빗댄 그 남자의 이름은 동굴 속 황제다. 동굴 속 황제는 모성의 공간에서 양육되고 부성적 질서에 의해 완성된 한국 특유의 가족문화가 낳은 인간형이다. 또 모든 인간관계를 진선미의 우열에 따라 상하관계로 설정하는 봉건적 인간이다. 그는 자신을 진선미의 화신이라고 여기며 자신의 우월함을 타인에게 강요하거나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으려고 한다. 또 그러한 신분관계에서 생겨나는 심리적 영토를 끊임없이 넓히려는 행동원칙을 갖고 있다.
권위주의와 자기애의 동굴에 갇힌 황제의 성에 대한 인식도 신분관계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성과 성을 물건처럼 다루는 성적 체험에서 여성은 성녀 아니면 창녀라는 이분법적 구도가 자리잡았다. 여성에 대한 관심의 범위도 단순했고 평화로운 사랑을 하기에는 너무 거칠었다.
로마시대 배우들은 가면을 쓰고 연기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다양한 역할을 해야 하므로 가면은 필요하다. 하지만 평생 가면을 쓰고 살 수는 없다. 가면을 실제의 자기 자신이라고 착각할 경우 삶에 필요한 또 다른 성격들을 발달시키지 못하고 자기로부터 소외된다. 자기부정을 통한 자기긍정의 길을 걸어야 동굴을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정영무 논설위원 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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