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말글살이] 救命胴衣

등록 2013-07-14 19:17

아시아나항공 214편의 사고 원인 등을 두고 여러 얘기가 나온다. 엉뚱한 괴담이설도 떠다닌다. ‘이번 사고는 7월7일에 일어났다. 한국인 승객은 77명이고 사고 비행기는 7년째 운항 중인 보잉 777이다. 항공편 숫자 214를 한 자씩 더하면 7이 되고 미국인 승객 61명을 더한 것, 중국과 일본 국적 승객 142명의 합도 1+4+2=7이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이른바 ‘세븐의 저주’이다. 사고가 일어난 샌프란시스코 기준(7월6일 오전)이 아닌 한국 시간(7월7일 새벽)으로 따진 것만 봐도 억지임을 알 수 있다. 견강부회라 하기에도 민망한 이야기는 숫자 놀음에만 있는 게 아니다.

미국의 한 방송은 ‘연장자에 대한 존경과 권위주의라는 한국의 문화 특성 탓에 한국 조종사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근거 모호한 내용을 보도했다. 한국의 존칭어 등이 조종사들끼리의 효율적이고 빠른 의사소통을 방해해 사고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ㅅ신문) 미국 작가 맬컴 글래드웰이 <아웃라이어>에서 밝힌 ‘한국어의 존대와 완곡 화법이 1997년 대한항공 괌 추락사고의 원인이 되었다’는 주장도 다시 등장하고 있다. 특정 국가의 (언어)문화를 사고 원인으로 몰아가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번 사고의 이모저모를 접하면서 우리나라 ㄱ항공 좌석에서 본 안내문구가 떠올랐다. ‘着席中에는 安全帶를 매십시오’, ‘救命胴衣는 座席밑에 있습니다’. 20~30대 10명에게 병기된 영어를 지운 이 안내문을 보여주었다. 떠듬떠듬 한 자씩이라도 읽어 낸 이는 딱 한 명. 한자나 영어를 모르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읽기는커녕 무슨 뜻인지조차 모르던 이들에게 소리 내어 읽어주니 큰 잘못이라도 한 양 고개 숙이며 수줍게 웃는다. 그들은 잘못한 게 없다. ‘앉아 계실 때는 안전벨트를 매십시오’, ‘구명복은 좌석 밑에 있습니다’. ㄴ항공의 안내문이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한겨레 인기기사>

[단독]‘성추행 혐의’ 윤창중 곧 미국 경찰에 출두할 듯
기생충학자 서민 “못생겼다고 아버지도 나를 미워했지만…”
김무성 앞에서 새누리당 의원은 왜 허리를 그렇게 굽혔나?
미 아이비리그 여대생들의 ‘신 성풍속도’
[화보]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촛불’ 해외에서도 타오르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