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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바다로 돌아간 고래

등록 2013-07-21 19:07

40억년에 이르는 생물체 진화의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일 가운데 하나로 고래(돌고래를 포함해)가 꼽힌다. 물고기가 아가미와 지느러미를 버리고 고생고생해서 네발 달린 동물이 되더니, 모든 걸 포기하고 다시 물고기가 됐기 때문이다.

이런 귀환은 엄청난 손실이 따른다. 마치 애써서 자동차를 만들어놓고는, 다 해체한 뒤 그 부품을 이용해 잠수함으로 바꾸는 것과 같다. 타이어를 떼어내고 휠을 녹여 스크루로 만들고, 공기흡입구는 잠망경으로 개조한 셈이다. 차라리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새로 잠수함을 만드는 게 훨씬 낫다. 그래도 고래는 환상적인 아름다움과 완벽한 기능을 갖추었다.

고래의 몸에는 여전히 네발짐승이 새겨져 있다. 물고기는 꼬리를 옆으로 흔드는 반면 고래는 위아래로 흔든다. 물고기와 달리 아가미가 아니라 폐로 숨을 쉰다. 오래 숨을 참을 수는 있지만, 그래도 바다 표면으로 올라와 공기를 마시지 못하면 ‘익사’한다. 뒷다리는 몸 깊숙한 곳에 작은 다리뼈들로 남아 있고, 알이 아니라 새끼를 낳고, 젖을 물린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인간이 고래에게서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다. 분자유전학적 증거를 볼 때 고래와 가장 가까운 친척은 하마이고, 그다음이 돼지, 사슴 등의 순서다. 하마를 보면서 고래만큼의 친밀감을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로 하여금 동류의식마저 느끼게 하는 건 역시 뇌다. 포유류의 뇌에는 회색 막처럼 표면을 감싼 대뇌겉질이 있다. 더 똑똑해진다는 건 그 막의 면적을 넓히는 일이다. 그래서 인간을 포함한 유인원과는 막 전체에 쭈글쭈글 깊은 주름과 틈을 냈다. 그 뇌 주름면에서 인간과 대적할 만한 유일한 상대가 바로 고래다.

제돌이와 춘삼이가 18일 바다로 돌아갔다. 왜 고래만 특별대접을 해야 하느냐는 불평도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고래가 진화에서 이룬 성취에 대해 인간들이 보낼 수 있는 최소한의 존중일 것이다.

김의겸 논설위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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