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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베조스의 시간과 신문 / 구본권

등록 2013-08-14 19:12

미국 텍사스 서부 산악 지역에서는 수년째 터널을 뚫고 대형 구조물을 만드는 공사가 진행중이다. 미국의 롱나우(Long Now)재단이 1996년 시작한 1만년 동안 멈추지 않는 시계를 만드는 공사다. 완공되면 ‘1만년 시계’는 1년, 10년, 100년, 1000년마다 다른 종소리를 내며 1만년 넘게 작동하게 된다. 다양한 파괴 시도와 노후, 고장에 대한 대비는 기본이다. 시계를 찾은 방문객들은 삶의 유한성, 후대의 삶, 지속가능한 가치 등 장구한 시간이 던지는 숱한 상념을 만날 것이다. 케빈 켈리 등 디지털문화 전문가들이 설립한 롱나우재단은 장기적 관점의 사유를 키우기 위해 첫 사업으로 1만년 시계를 선택했다.

최근 미국 <워싱턴 포스트> 신문을 인수한 아마존닷컴의 창업주 제프 베조스가 1만년 시계 제작에 470억원을 지원한 사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앞선 판단과 발 빠른 진입을 통한 선발 효과가 중시되는 정보기술 분야에서 베조스는 정반대의 투자로 유명하다. 디지털 시대에 온라인으로 기껏 종이책을 팔려 한다는 시장의 조롱을 받으며 아마존닷컴은 수년간 엄청난 규모의 적자에 시달렸다. 닷컴 거품이 꺼지면서 아마존닷컴의 장기적 전략은 빛을 발했다. 베조스는 전자책 판매를 위해 단말기 킨들을 출시하고, 아마존닷컴의 판매물품도 다양화했다. 아마존닷컴의 사업 방식 자체가 ‘롱테일’이라는 신규 사업모델로 각광받았다.

베조스는 1997년 아마존닷컴 기업공개 때 투자자에게 발송한 편지를 지금도 매년 반복해 보내고 있다. 핵심 내용은 장기적 관점의 전략과 고객 우선이다. 지속가능한 가치를 발견하고 오랜 기간 확고한 투자를 통해, 경쟁자들이 넘보지 못할 사업을 만들어내는 구조다. 막대한 규모의 투자와 소비자 신뢰가 필수적인 아마존 웹서비스도 클라우드 환경을 예견한 결과다. 종이책, 전자책으로 발을 넓혀오던 디지털 전략가가 장기적 관점을 강조하면서 신문사업에 뛰어들었다. 주목할 이유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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