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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이승만과 콘스탄티누스 / 김의겸

등록 2013-09-30 19:24수정 2013-09-30 22:21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 내정자가 이승만 대통령과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대제를 비교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실 비슷한 면이 없지 않다. 이승만은 북한에서 땅과 지위를 빼앗기고 내려온 개신교인들을 자신의 정치 기반으로 삼았다. 콘스탄티누스도 300년 동안 박해받아온 기독교인에게 종교의 자유를 약속하며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였다. 그는 로마로 진격하다 밀비우스 다리 전투에서 기적 같은 대승을 거뒀는데, 신의 계시를 받아 그리스도의 그리스어 이름에서 첫 두 문자에 해당하는 키(X)와 로(P)를 결합한 문양을 병사들의 방패에 그려 넣게 한 덕이라고 한다.

둘 다 기독교에 특혜를 베풀었다. 이승만은 인구의 1%에 불과하던 기독교인이 정부 요직의 20%까지 차지하도록 중용했다. 적산불하에서 편의를 봐줬고, 군대 내 군종 제도를 도입했으며 성탄절을 공휴일로 제정했다.

콘스탄티누스도 313년 밀라노 칙령을 발표해 기독교에 완전한 자유를 허용하고 몰수당한 교회의 재산을 돌려줬다. 성직자에게 납세의무를 면제해주고, 일요일을 휴일로 지정했다. 성탄절이 12월25일로 정해진 것도 그의 치세 때다. 해방 당시 30만명 남짓이던 개신교인은 현재 1000만명가량으로 늘었다. 기독교는 교인이 로마제국 인구의 5% 미만이었으나, 콘스탄티누스 덕에 국교가 된다.

폭력을 휘두른 것도 닮았다. 이승만은 김구 암살의 배후로 거론되고, 개신교인이 80%가량인 서북청년단은 끔찍한 백색테러를 자행했다. 콘스탄티누스는 큰아들, 부인, 장인, 조카 등 무수한 근친을 살해했다. 원형경기장에 내던져진 정적들이 너무 많아 맹수들도 물어뜯다가 나중에는 지쳐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둘은 다르기도 하다. 로마의 기독교는 분열 위기에 놓인 제국의 접착제 구실을 했다. 콘스탄티누스도 니케아 공의회를 주도해 기독교 통일의 중요성과 타협의 미덕을 강조했다. 우리나라 개신교를 대표하는 대형 교회는 극우보수 성향에 다른 종교를 배척해 분열의 씨앗이 되고 있다.

김의겸 논설위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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