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외수가 ‘채널링’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 밝힌 것은 2005년 장편소설 <장외인간>을 내고서 행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였다. 그는 자신이 달에 사는 지성체들과 교신(채널링)을 한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그에 따르면 달에는 중국 인구 정도의 지성체가 살고 있으며 유에프오(UFO)를 타고 3분이면 지구까지 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장외인간> 간담회 기사가 나가자 댓글이 수백개 달렸는데 대부분 욕설이었고 특히 채널링에 관한 부분이 집중포화를 맞았노라고 그는 밝힌 바 있다. 웬 미치광이의 헛소리냐 하는 식이었다고. 그랬던 그가 다시, 이번에는 좀 더 본격적으로, 채널링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후배 작가 하창수와 대담 형식으로 낸 신간 <마음에서 마음으로>에서다. 이 책에 따르자면 그는 소설을 공부하는 자신의 ‘문하생’을 통해 간접적으로 달의 지성체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단다. 직접 대화에 나서면 자신의 의식이 섞일 것 같아서라고.
신간에서 추가로 소개된 채널링 내용도 적잖이 흥미롭다. 달의 지성체가 영화에서 본 외계인처럼 “크고 새까만 눈에 몸은 회색”이며 성별 구분이 없이 버섯처럼 포자로 생식한다는 것, 물질과 의식을 섞어서 비행체의 동력으로 사용한다는 것(“그리움도 동력이 된다”), 달 표면에는 외계인의 침입을 막기 위해 바리케이드가 설치되어 있으며 하늘에는 형태와 물질을 마음대로 바꾸는 생명체가 날아다닌다는 것 등이다.
보통의 상식을 지닌 이가 이런 이야기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이외수도 처음에는 채널링의 내용을 “믿을 수도 없었고, 믿지 않을 도리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채널링 전 과정을 녹화·녹음하고 문서 파일로 정리해 두고 있다고 했다. 언젠가는 한결 상세한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유체이탈을 통해 영계를 다녀온 적도 있다는 이외수. 채널링은 <꿈꾸는 식물> <칼> 같은 그의 초기작에서부터 보였던 신비주의의 21세기 판본인지도 모르겠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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