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수도 워싱턴디시의 국회의사당과 워싱턴기념탑을 잇는 내셔널몰 양편에는 자연사박물관, 항공우주박물관, 미술관 등 10여개의 스미스소니언 계열 박물관들이 줄지어 있다. 모두 입장료가 무료인데다 전시물의 수준도 높아 방문자들의 입을 쩍 벌어지게 한다.
바로 스미스소니언 미술관 서관의 길 맞은편에 세계 최대 규모의 언론 박물관이라는 뉴지엄(Newseum)이 있다. 뉴지엄이란 뉴스(News)와 뮤지엄(Museum)을 합성해 만든 말로, 이 박물관은 스미스소니언 계열이 아니다. 입장료도 20달러 정도 된다.
뉴지엄은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나오는 종교, 언론, 출판, 결사, 청원 등 5가지 자유를 교육하고 지키는 일을 자임한다. 건물의 외벽에 미국 민주주의를 지키는 기둥인 수정헌법 1조가 크게 새겨져 있고, 건물 안의 벽 곳곳에도 언론의 역할을 강조하는 명언들이 적혀 있다.
“한 사람이 어떤 나라에 갔을 때 그 나라의 신문들이 모두 좋은 뉴스로만 채워진 것을 발견한다면, 그 나라의 좋은 사람들은 모두 감옥에 있을 것이다.”(If a person goes to a country and finds their newspapers filled with nothing but good news, there are good men in jail.)
10월 이 박물관을 찾았을 때 가장 내 눈을 사로잡은 게 대니얼 모이니핸 전 미국 상원의원이 말했다는 이 글귀였다. 언론이 비판정신을 잃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불행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 고려대 학생의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의 여진이 크다. 이 사회에서 ‘안녕하지 않다’고 느끼는 수많은 사람의 가슴 공명판을 제대로 쳤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 대자보의 울림이 큰 것은 이 시대의 언론이 제 노릇을 못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뉴지엄에서 본 모이니핸 전 상원의원의 경고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오태규 논설위원, 페이스북 @ohta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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