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한 장의 다큐
새벽의 반향이 밤의 정적을 깨웁니다. 아직 빛은 저 멀리 머물지만, 시간의 기억은 여척없이 부지런한 생명들을 일으켜 세웁니다. 새벽은 어둠의 공허가 물러가고 땅의 소리가 채워지는 시간입니다. 하루가 모여 삶이 되는 이치 앞에서, 우리는 감히 역사의 한 점으로 순환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사람의 머리는 문명을 이뤘지만, 결국 역사를 만들어 가는 건 삶입니다. 이른 새벽, 한 어부가 물길을 향해 그물을 던집니다. 빛이 물길에 닿지 않아 시야가 어둡습니다. 그의 머리 밑에는 현명한 몸이 있습니다. 몸이 그물이 가야 할 물길을 판단합니다. 어두워도 어부의 그물이 물길에 드리워지듯, 에둘러도 역사는 정의를 향해 흘러갑니다. 2013년 11월 경남 창녕 우포늪.
정봉채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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