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시인·우석대 교수
교양수업 시간에 90여 명 학생들에게 물었다. 제비꽃을 아는 사람 손을 들어봐요. 겨우 대여섯 명에 불과했다. 그러면 민들레꽃을 아는 사람? 60명이 넘는 학생들이 손을 들어 그만 헤아리기를 포기했다. 민들레가 젊은이들에게도 친숙해진 까닭은 봄철이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꽃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 데서나 잘 자라는 민들레는 들꽃 중의 들꽃이라 할 만하다. 학생들에게 다시 물었다. 토종민들레와 외래종 서양민들레를 구별할 줄 아는 사람? 이번에는 한 명도 없었다. 꽃받침이 꽃을 감싸고 있으면 토종민들레, 뒤로 젖혀져 있으면 외래종 서양민들레지요. 옛 식물도감에 ‘총포’(總苞)라는 말이 나와 있으면 그건 꽃의 밑동을 싸고 있는 부분을 말합니다. 요즘은 ‘꽃싸개잎’이라는 예쁜 말로 불러요. 헷갈리면 우선 ‘꽃받침’으로 기억해둬요. 민들레 덕분에 학생들 앞에서 좀 아는 체했다.
민들레는 꽃이 지고 나면 그 자리에 씨앗이 맺힌다. 솜털이 붙은 낙하산 모양의 씨앗이 하나씩 날아다니니까 사람들은 그걸 ‘홀씨’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 ‘민들레 홀씨 되어’라는 80년대 대중가요가 착각을 부추긴 측면도 강하다. 민들레는 홀씨가 아니다. 홀씨란 홀로 번식할 능력이 있는 생식세포를 말한다. 즉 무성생식을 위한 세포를 포자라고 하는데, 이것이 바로 홀씨다. 암술과 수술이 서로 사랑을 나누지 않아도 종족을 퍼뜨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이다. 홀씨로 번식하는 대표적인 것으로 버섯과 고사리가 있다.
안도현 시인·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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