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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물의 나라, 불의 나라 / 김종구

등록 2014-05-19 18:24

광우병 촛불집회와 세월호 침몰. 이 두 사건은 ‘불과 물’만큼이나 성격과 의미가 다른 사안이지만 적지 않은 공통점도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두 사태 모두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험 사회’에 대한 국민의 불안과 공포가 핵심에 자리 잡고 있다.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불안감은 세대·계층·지역·성별을 뛰어넘는다. 민심의 급격한 동요, 정부에 대한 신뢰의 추락, 정치와는 무관하게만 보였던 ‘엄마와 10대들’의 분노와 참여 등도 기시감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사태의 중심에는 대통령이 있다.

정권 초기에 발생하는 대형 사건은 그 정권의 향방과 성패까지도 결정한다. 사건의 본질을 잘 파악하고 제대로 대처할 경우 사회는 물론 정권 자체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길을 잘못 들어서면 정반대의 결과로 이어진다. 이명박 정부는 불행하게도 후자에 속한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에서 ‘아침이슬’을 들으며 자책했다”는 등의 말로 민심을 다독이는 시늉을 했으나 본심과는 거리가 멀었다. 발등의 급한 불을 끄자 곧바로 공안통치의 사나운 발톱을 드러냈다. 특히 방송 장악에 정권의 사활을 걸다시피 했다. 보수층 결집을 통한 돌파전략은 임기 동안 끊임없는 마찰의 원인이 되며 정권을 실패의 나락으로 몰아갔다.

박근혜 정권도 갈림길에 섰다. 하지만 출발은 별로 좋지 못하다. 대통령이 진정성 없는 초기 대응으로 민심을 악화시키다가 떠밀리듯 사과의 수위를 높이는 것부터 전임자를 닮았다. 국가의 명예는 먹칠을 해놓고 엉뚱한 사람들(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나 청와대 비서실장 등)의 명예나 신경 쓰며 언론을 걸고넘어지는 것도 둘이 빼다 박았다. 거기다 <한국방송> 장악 문제 등에 이르면 섬뜩할 정도다. 무엇보다 소통과 공감 대신 처벌의 칼날을 선택했다. 전임자의 수레바퀴 자국만 피해가도 기본 점수는 딸 수 있는데 엉뚱한 데서 길을 찾는 권력의 아둔함이여.

김종구 논설위원 kj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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