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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로봇의 얼굴

등록 2016-06-22 09:26수정 2016-06-22 10:18

미국 나이트스코프의 경비로봇 K5. 캘리포니아주 최저임금보다 저렴한 시간당 6.25달러로 사용할 수 있다. 나이트스코프 제공.
미국 나이트스코프의 경비로봇 K5. 캘리포니아주 최저임금보다 저렴한 시간당 6.25달러로 사용할 수 있다. 나이트스코프 제공.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성당 천장화 <천지창조>에서 신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 신에게 사람 몸과 눈코입의 쓸모를 짐작하기 어렵지만, 고대 서양인들은 신의 모습을 사람처럼 생각했다. <성서> 창세기와 그리스 신화는 신이 자신의 형상을 따라 사람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미국의 로봇공학자 한스 모라벡은 인간 정신이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로봇을 ‘마음의 아이들’이라고 부른다. 신학자들이 신의 모습을 고민했다면 로봇설계자들은 로봇에 어떠한 생김새를 줄지 고민 중이다. 1970년 일본의 로봇공학자 모리 마사히로는 ‘섬뜩함의 계곡’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로봇의 모습이 사람과 가까워질수록 친밀도 증가를 경험하다가 어느 순간 섬뜩함을 느끼며 친밀도가 추락하는 골짜기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시판에 들어간 감정인식 인간형 로봇 ‘페퍼’는 커다란 눈과 귀가 있지만, 사람과는 다르게 디자인됐다. 사람이 유사성이나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귀엽고 친근한 표정을 짓는다. 미국 나이트스코프가 만든 케이5(K5)는 달걀처럼 생긴 경비용 로봇이다. 이 로봇이 쇼핑센터 등에 배치돼 사람들을 접촉하자, 신기하고 귀엽다고 달려드는 사람들의 손길에 어떻게 응대해야 하는지 문제가 생겼다.

섬뜩함과 두려움을 피해 로봇을 온순하게 디자인한 결과의 부산물이다. 2014년 일본 오사카의 쇼핑몰에 로봇이 나타나자 아이들이 로봇을 때리고 발로 차는 로봇 학대 현상이 보고됐다. 2015년 차량을 얻어 탈 수 있도록 운전자와 소통기능을 갖춘 히치하이크 로봇 히치봇은 캐나다 횡단에 성공한 뒤 미국 횡단에 나섰다가 금세 머리와 팔이 잘린 채 발견됐다. 로봇과의 공생이 가시화하면서, 어떤 생김새와 기능을 부여해야 사람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가 과제가 됐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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