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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과학자여, 총궐기하라

등록 2016-06-26 17:16수정 2016-06-27 09:33

박정희는 처음부터 과학을 중시하지 않았다. 5·16 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부는 국방부 과학연구소를 특별한 이유 없이 폐지하고 문교부 기술교육국을 학무국의 기술교육과로 축소시켰다. 원자력연구소에서 연구용 냉장고를 신청하자 군사정부는 사치품이라며 구입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경제·과학심의회의가 설립됐지만 그곳에서 수립한 정책은 과학이란 용어가 빠진 기술진흥계획이었다. 지질학, 수학, 물리학은 ‘기타’로 분류됐다.

박정희에게 과학의 관심을 촉발시킨 건 1965년 5월 미국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이다. 당시 미국 대통령 존슨은 박정희에게 한국에 연구소 설립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듬해 2월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가, 9월에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가 창립됐다. 과학계에 불어온 봄바람의 정점은 67년 4월21일 과학기술처의 신설이었다. 5월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정권이 조국 근대화의 상징으로 내세우려 서두른 덕도 보았다. 사태는 과학기술자들이 원하는 대로만 흘러가지 않았다. 과학기술계는 전담 부처가 당시 원자력원을 주축으로 설립되기를 바랐지만, 경제기획원 기술관리국을 확대·개편하는 안이 채택됐다. 이후 50년 동안 관료 주도의 과학정책이 이어진 배경이다.

올해 키스트도, 과총도 50주년 행사에 부산하다. 키스트는 과학기술의 날(4월21일)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에 고무돼 있고, 과총은 다음달 13~14일 코엑스에서 50돌 기념 및 세계과학기술인대회를 연다. 그러나 과학계 일부에선 미래부 1차관(과학) 자리마저 기획재정부 관료에게 빼앗기고,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조차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임명됐다는 볼멘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홀대받는 것은 ‘과학관료’일 뿐이다. 관료 주도의 과학정책이 변화할 기회일 수 있다. 과총 50돌을 맞아 이행시를 부친다. 과, 과학자여! 총, 총궐기하라!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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