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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호르메시스와 자외선

등록 2016-08-17 17:10수정 2016-08-17 21:53

‘말복 나락 크는 소리에 개가 짖는다’는 속담이 있다. 말복이 되면 일조량이 많아 벼가 잘 자람을 빗댄 말이다. 말복이 지나면 아침저녁에 서늘한 기운이 돌지만 한낮 햇볕의 따가움은 가시지 않는다. 이런 현상이 해마다 어김없이 반복되는 것은 삼복을 정함이 태양의 고도에 따른 과학적인 관측에서 비롯돼서다. 초복·중복은 하지로부터 각각 세 번째와 네 번째 ‘경일’, 말복은 입추로부터 첫 번째 ‘경일’로 정한다. 하지와 입추는 절기로, 이는 태양이 1년 동안 하늘을 한 바퀴 도는 궤도를 24등분한 것이다.

말복이 지나면서 기승을 부리던 폭염도 서서히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더위는 수그러들겠지만 따가운 햇볕에 오래 나서는 건 조심할 일이다. 그렇다고 자외선차단제를 듬뿍 바를 일은 아니다.

자외선차단제에 사용되는 ‘옥시벤존’은 수영하는 사람이나 폐수를 통해 바다로 흘러들어 산호의 디엔에이를 손상하고 있다고 미국 연구팀이 최근 보고한 바 있다. 옥시벤존을 비롯한 많은 자외선차단제 성분들은 정자세포의 칼슘 회로를 차단해 활동성을 약화시키고 난자와의 수정을 어렵게 만든다는 연구도 있다.

자외선은 호르메시스 반응을 일으킨다. 호르메시스는 우리 몸이 미약한 스트레스를 인지하지 못하면 서서히 망가지지만 스트레스가 적당히 커지면 대응체계가 가동돼 방어기제가 작동한다는 이론이다. 호랑이와 사자가 풀을 뜯어 먹는 것도 고농도에서는 독성인 파이토케미컬을 섭취해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있다. 적당한 자외선은 우리 몸에서 비타민 D를 합성시킨다. 비타민 D는 우리 몸이 스트레스 대응 반응을 할 때 필수적인 성분이다. 하루 15분 정도 햇볕을 쬐면 필요한 비타민 D가 충분히 생성된다. 햇빛에 노출돼 최소 홍반이 생기는 시간은 동양인의 경우 20분이다. 짧은 외출이라면 햇빛을 너무 겁낼 필요는 없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사진 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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