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40년 전의 <대한늬우스>에다 최순실 기관지 <새마음>까지, 온 국민이 원치 않는 현대사 공부를 다시 해야 하는 요즘이다. 중앙정보부의 최태민 조사 자료와 의붓아들의 증언 파일, 최근의 ‘길라임 진료기록’까지 신상이 털리면서 ‘박근혜’라는 인물의 실체가 하나둘 벗겨지고 있다. 태반주사로 가꾼 피부와 카메라 앞에서 반사적으로 만들어지는 온화한 미소 뒤 맨얼굴이 이제야 드러나는 셈이다. 과장된 보도도 있겠으나 스스로 해명할 기회조차 거부했으니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법언처럼 이제는 방어의 골든타임마저 놓쳐버렸다. 최근 공개되는 증언들을 보면 최태민 일가는 퍼스트레이디로서 권력의 맛을 알아가던 ‘큰영애’에게 끊임없이 권력욕을 부추겨왔던 모양이다. 10·26 이후에도 부모 잃은 상실감을 위로하는 수준을 넘어 “앞으로 큰일 하실 분”이라고 독려하며 함께 와신상담해온 것으로 보인다. 재단 만들어 재벌한테서 돈 뜯어내는 수법 역시 이 과정에서 최태민에 의해 자연스레 박근혜-최순실에게도 전수됐을 것이다. 변호인은 ‘사상누각’이라며 기소 내용을 부인했지만 미르재단의 ‘기본재산 : 보통재산’ 비율을 9:1에서 2:8로 바꿀 때부터 다른 용도로 쓰겠다는 저의는 있었다고 봐야 한다. 퇴임 대비용이 아니라고 했으나 올봄부터 대통령 핵심 측근이 ‘분권형 개헌’ 카드를 들고 야권 인사들까지 접촉한 건 사실로 확인된다. 퇴임 뒤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해보려는 포석이었다면, 재단 하나쯤 필요했을 것이다. ‘미르는 박근혜, 케이스포츠는 최순실’이 오너라는 취재기자들의 분석이 그럴듯해 보이는 이유다.
운명적으로 엮인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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