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가 오노 요코는 영국 밴드 비틀스의 멤버인 존 레넌의 일본인 부인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세계적 스타의 사랑을 받은 ‘아시아 여자’, 그리고 전설적인 밴드를 해체시킨 ‘마녀 같은 여자’로 주로 조명되는 오노 요코는 그러나, 백남준과 함께 1960년대 전위적 예술 그룹이었던 ‘플럭서스’의 멤버로 활동했던 미술가였고, 반전 평화 운동가였으며, 페미니스트였다. <자르기>(Cut Piece)는 오노 요코가 1964년 일본 교토에서 처음 선보인 퍼포먼스 작업이다. 이 퍼포먼스에서 오노 요코는 무대 위에 다소곳이 앉아 있고, 관객들은 한 사람씩 무대 위로 올라가 가위로 그녀의 옷을 잘라낸다. 퍼포먼스가 진행됨에 따라 오노 요코의 맨살은 속수무책으로 드러난다. 작가의 몸이 가진 정체성으로 인해 이 작업은 소수자이자 약자인 아시아 여성에 대한 폭력과, 대상화, 관음증적 시선 등에 대한 논의로 이어진다. 옷이 다 잘려 나가 완전히 알몸이 된 오노 요코의 처연한 모습에서, 그녀가 아시아 여성으로서 받았을 차별과 소외를 먹먹하게 동감할 수 있다. 미국의 미술가 우 창은 2012년 뉴욕 <폭발하는 목소리>(Blasting Voice) 전시에서 오노 요코의 퍼포먼스를 차용한다. 우 창의 퍼포먼스는 오노 요코의 퍼포먼스와 같은 구성이지만, 이번에는 관객들이 작가의 옷이 아닌 머리카락을 가위로 끊어낸다. 무대 위의 우 창은 상반신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두 손을 뒤로 묶고, 길게 상투를 틀고 결연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다시 자란다 할지라도, 작가의 신체 일부가 잘려 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상당히 불편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망설이는 한 관객의 손에서 가위를 가로챈 다른 관객이 우 창의 마지막 남은 상투 꼭지를 완전히 잘라버리면서 퍼포먼스는 끝난다.
왼쪽 사진은 오노 요코의 퍼포먼스 <자르기>(1966). 오른쪽은 우 창의 전시 퍼포먼스 <폭발하는 목소리>(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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