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칼럼

[곽윤섭의 포토인] ‘타닥타닥’ 알았어!

등록 2019-05-16 08:59수정 2019-05-16 09:19

이코노미 인사이트 _ Economy insight
인물 찍는 일이 잦다. 연예인이나 정치인처럼 특별한 부류가 아닌 대부분 보통 사람은 나 때문인지 카메라 때문인지 잘 모르겠지만 카메라 앞에서 표정이 굳어진다. 셀카가 보편화한 요즘에도 다른 이의 카메라 앞이 어색한 것이다.

사람들을 찍으려고 하면 바로 여권사진 표정을 짓는다. 긴장을 풀려고 말을 시키면 카메라 앞에서 말하는 것에 또 부담을 느낀다. “이거 못할 짓이군요” 하는 사람도 있다. 나도 그렇다. 다른 이의 카메라 앞에서 얼음이 된다. ‘나도 못할 짓을 왜 남들에게 시키는지.’ 자괴감이 들지만 찍는 것이 내 일이고 그들도 인터뷰에 동의했기에 화내거나 도망가진 않는다.

어쨌든 촬영을 시작한다. 포즈를 부탁하는데 비장의 노하우도 등장한다. 우선 오래 찍는 것이 기본 전제다. 한 10분 찍고 있으면 사람들은 카메라를 잊거나 익숙해진다(계속 카메라를 의식하는 제3의 유형이 가끔 있어 난감하다). 원래 표정과 캐릭터가 나온다. 10분여 더 찍으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진다. 그들이 ‘어, 저 카메라 아직 있었어?’라고 생각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이제 역설적이게도 카메라를 의식해 내가 시킨 것도 아닌데 그들 스스로 여러 포즈를 시도한다. 나와 그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생기는 것이다. 그가 어떤 동작을 취했을 때 ‘타닥타닥’ 두세 컷 연속으로 눌러주면 그게 서로의 신호로 굳어진다. ‘저 카메라가, 저 기자가 이런 동작을 좋아하는구나! 알았어!’라고 그 동작을 반복해준다. 나는 기꺼이 ‘타닥타닥’ 호응해준다.

2015년 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를 찍었고 지난해에 <사랑할까, 먹을까>를 출간한 황윤 감독을 지난 3월 서울 홍익대 앞 경의선 책거리에서 만났다. 협조가 잘돼 비교적 빨리 찍을 수 있었다. 이땐 좀 특별한 경우였고 대부분 ‘뭔 사진을 이렇게 많이 찍어?’라고 생각할 것이다.

글·사진 곽윤섭 <한겨레>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 이코노미 인사이트 5월호 더보기 http://www.economyinsight.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