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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유레카] 엘턴 존의 ‘로켓맨’, 김정은의 ‘로켓맨’ / 박병수

등록 2019-06-12 17:54수정 2019-06-12 19:06

로켓(rocket)은 로켓엔진의 추진력으로 나는 비행체를 가리킨다. 로켓엔진은 자체 탑재된 추진제를 짧은 시간에 폭발적으로 연소시켜 추진력(추력)을 얻는다. 비행체가 추진력을 얻는 방법에는 로켓 말고도 프로펠러와 제트엔진이 있지만, 공기가 없는 대기권 밖에서도 작동하는 건 로켓뿐이다. 그러니까 현재 인류의 기술 수준에선 로켓엔진이 인류가 우주로 나가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다.

얼마 전 국내에 개봉된 영화 <로켓맨>의 제목은 주인공인 엘턴 존이 1972년 발표한 동명의 히트곡에서 따온 것이다. 노래의 제목 로켓맨은 화성 여행에 나선 우주인의 외로움, 향수 등을 다룬 가사 내용과 어울린다. 노래엔 유인우주선 ‘아폴로 11호’가 1969년 7월 사상 처음으로 달에 착륙하는 등 우주개발이 한창이던 시대상이 반영된 것 같다. 아폴로가 당대 최대 규모의 3단 로켓인 ‘새턴 5호’의 강력한 추진력으로 달까지 날아갔으니 ‘우주인=로켓맨’ 등식이 어색하지 않다.

1960~70년대 미국의 ‘아폴로 프로젝트’ 등에 열광하던 분위기는 몇년 전 작고한 영국의 록스타 데이비드 보위의 대표곡 ‘스페이스 오디티’(Space Oddity)에도 스며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한때 로켓맨으로 불렸다. 그러나 이 경우엔 우주개발과 무관하다. 로켓은 탄도미사일의 추진력으로도 쓰임새가 있다. 탄도미사일은 제트엔진으로 추진되는 순항미사일보다 더 빠르게 더 무거운 탄두를 멀리 날려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북한이 2017년 미국까지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잇따라 발사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빗대 김 위원장을 ‘로켓맨’ 또는 ‘리틀 로켓맨’이라고 비꼰 것이다.

북한은 2017년 11월 이후 탄도미사일 발사를 자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서도 로켓맨이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달 1년5개월 만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비록 단거리 미사일이지만, 2월 북-미 정상회담 실패 이후 협상 교착 국면에서 일어난 일이어서 우려가 적지 않다. 로켓맨의 귀환을 막기 위해선 조금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

박병수 논설위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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