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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추모시]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 먼저 떠난 이용마 기자에게 / 이도윤

등록 2019-08-26 18:05수정 2019-08-26 19:21

고 이용마 기자. 2017년 12월1일 ‘제5회 리영희상’을 받은 뒤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는 모습.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고 이용마 기자. 2017년 12월1일 ‘제5회 리영희상’을 받은 뒤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는 모습.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일기 예보보다 하루 빨리 비가 오는 날

유리창을 닦아가며 너에게로 간다

서성거리며 흐려지는 눈앞에

우리를 뚫고 가는 시간은

너무 느리거나 단호하게 빠르다

우리는 너무 쉽게 말하지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거라고

혼자 왔다 혼자 가는 거라고

세상에 놓인 숨들은 그러나

혼자가 아니다 빈손이 아니다

우리가 이 땅에 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손들이

우리를 안아서 일으켜 세웠는지

우리가 이 땅을 떠나갈 때 얼마나 많은 손들이

우리를 흔들며 보내주는지

너는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너는 항상 당당한 진실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생각하고 울고 외쳤을 것이다

눈을 뜨고 잠든 채 깨어나지 않은 아침

눈물로 너의 눈을 감겨 주려 한 그대의 동료는 통곡의 소리로

맑고 빛나는 눈으로 단단해지지

언제나 살아남은 자의 몫이라는 걸 잘 알고 있지

이제 아득한 산을 거니는 그대를 바라볼 때

세상은 바꿀 수 있다는 그대 말씀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넓어져야 할 자유와 행복에 묻은

우리의 말과 글씨가 고통스럽게 살아나도

너는 미소 지을 것이다 공손하게

이도윤
<엠비시 플러스> 스포츠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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