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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조한욱의 서양사람] 고독한 별

등록 2020-01-23 17:59수정 2020-01-24 02:36

조한욱 ㅣ 한국교원대 명예교수

확실히 명절은 지나간 세월을 돌이켜보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기억은 과거를 미화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혹자는 비판할지 몰라도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 1년에 며칠쯤 조상을 기리면서 덕담을 나누는 것이 내게는 결코 나빠 보이지 않는다.

마음이 과거로 향하며 감수성이 가장 예민했던 시절에 즐겨 듣던 노래들이 그리워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인지상정이다. 그리하여 오랜만에 닐 다이아몬드의 노래를 들었다. 확실히 지금은 옛날보다 더 좋은 시절이다. 옛날에야 무엇보다 팝송을 들으며 그 곡조에, 그리고 어설프게 알아듣던 가사에 열광했을 뿐이다. 하지만 지금은 정보에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인지 가수와 노래의 배경까지도 알게 된다. 물론 더 많이 알게 될수록 더 싫어지는 사람들도 있지만 다이아몬드는 더 좋아지게 된 경우이다.

뉴욕의 가난한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열여섯 살 생일 선물로 기타를 받는다. 펜싱 선수로서도 대학교의 대표선수로 두각을 나타낸 그였지만 머릿속엔 음악밖에 없었다. 어렸을 적 포크 음악의 대부 피트 시거가 어린아이들과 공연하는 것을 보면서 그를 따르겠다는 꿈을 키운 그는 단지 10학점만 더 이수하면 뉴욕대 의대의 졸업장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음악 관련 회사의 변변치 않은 제안을 받아들이고 졸업장을 포기했다.

그렇지만 그에게 성공은 요원한 길이었다. 듀엣으로 나섰다가 솔로로 전향하며 세상에 자신을 알리고 싶어 했지만, 현실은 하루에 35센트로 연명해야 하는 처지였다. 그러면서도 노래를 향한 영감을 놓치지 않던 그는 꾸준히 작곡을 했고 그 노래들이 그의 운명을 바꾸었다. 그중에서도 대표곡이 ‘고독한 사람’이었다. 스스로가 “좌절의 결과”였다고 말한 그 노래는 무명 시절의 자신을 반영하는 것이었기에 그가 평생 가장 애호하는 곡이 되었다.

“나 스스로를 찾기 전까진 내가 뭘 원하는지도 알지 못하겠네. 나는 내가 되어야 해. 고독한 사람이.” 그의 전기 제목은 <고독한 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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