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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나는 역사다] 100여편의 B급, 흥행감독, 남기남 / 김태권

등록 2020-07-23 16:27수정 2020-07-24 02:39

1주기 맞은 감독 남기남(1942~2019)
1주기 맞은 감독 남기남(1942~2019)

남기남이 들려주는 남기남. “난 시나리오를 받으면 머릿속에 콘티를 그려요. 한 장소의 장면을 모두 몰아 찍으니, 스태프들은 뭘 찍고 있는지 모를 때도 많아요.” “필름은 남들이 10만자 쓸 것 5만자밖에 안 쓸 거요. 그만큼 컷 계산을 정확히 하는 거지.” 빨리 찍기로 유명하지만 흥행 감독이기도 했다. “내 영화 70~80%는 흥행 다 잘 됐거든. (B급이라 불리는) 서운함? 없어.” “전에 집을 정리하다 보니 비디오로 내 영화가 94편이 있더라고.” 그 뒤 10여편을 더 찍었으니 100편이 훌쩍 넘는다.

90년대, 시대가 변했다. “영화사 쫓아다니며 나이 든 놈이 작품 달라는 것도 뭣해” 직접 영화사를 차렸다. “30여억원을 까먹었다. 집도 날리고 땅도 뺏기고.” “사실 죽어버리자는 생각도 했다.” 충주댐에 차 몰고 뛰어들고 싶었단다. “아들이 박사과정이었거든. (돈이 없어) 그거 중단한 게 마음에 걸려요.”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비난도 억울했다. “조폭영화니 조폭코미디니 하는 거 다 내가 70~80년대에 만들었던 거야.” “요즘 영화들 보면 20~30년 전 내가 흥행시켰던 영화 생각이 난다. 그때 왜 나한테 저질 감독이라 그랬는지 모르겠고.”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오직 영화밖에 없더라.” “충무로에서 환갑 넘어 영화 찍는 감독은 나하고 임권택 감독 딱 둘이야.”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했다. “첨단기술? 그건 지금도 뭐 하나 모르면 쫓아다니면서 배워요. 아비드 편집, 새로 나온 카메라 기종까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영상으로 표현하고 많은 관객이 봐줄 때 정말 좋다. 내 이야기에 동화되고 웃고 감동하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다.” 7월24일은 남기남 감독의 1주기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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