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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나는 역사다] 신자들의 생화학테러 / 김태권

등록 2020-08-27 16:43수정 2020-08-28 02:38

라즈니시 (1931~1990)
라즈니시 (1931~1990)

우리가 베스트셀러 작가로 기억하는 오쇼 라즈니시. 그런데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어두운 사건이 있다.

1981년에 인도 출생 라즈니시는 미국에 건너간다. 오리건주에 거점을 만들고 추종자를 모았다. 지역사회 주민들은 ‘사이비 종교집단’이라며 싫어했다. 신도들은 반격했다. 미국 자치제도를 이용해 자기네 공동체를 자치도시로 승격시켰다. 시 이름은 라즈니시푸람. 신도들이 경찰로 임명되어 총으로 무장했다. 대변인은 “내전”을 언급했다. 주 정부가 나섰다. 이 도시가 정교분리의 원칙을 위반한 점을 문제 삼았다. 그러자 신도들은 정부기관을 하나씩 장악하기로 했다.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미국 전역에서 노숙인을 모아왔다. 몇 주 동안 ‘유권자’가 6000명이 늘었다. 부정선거라며 당국은 이들의 투표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갈등은 더욱 커졌다.

이상한 일이 시작된 날은 1984년 8월29일이었다. 이때부터 몇 주 동안 오리건주에 집단 식중독이 돌았다. 750여명이 크게 앓았다. 지역사회는 라즈니시 공동체를 의심했지만 그들은 도리어 ‘왜 우리를 희생양 삼느냐’며 반발했다.

진상이 밝혀지는 과정도 눈길을 끈다. 1985년에 교단의 2인자였던 마 아난드 실라가 라즈니시를 거역하고 달아났다. 분노한 라즈니시는 실라가 저지른 비리와 범죄들을 폭로했다. 기다렸다는 듯 미국 연방정부가 수사에 나섰다. 결과는 의심대로였다. 살모넬라균을 배양해 신도들이 식당에 분무하고 다닌 생화학 테러 사건이었다. 상수도원을 통째로 오염시키려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자기는 모르는 일이라며 발뺌했지만 라즈니시는 미국에서 추방당했다. 잊혀가던 사건을 넷플릭스가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버르집었다. 전광훈과 추종자들을 보며 이 사건이 떠올랐다는 사람도 간혹 있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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