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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역사다] 미국의 부통령, 아니 네오콘의 대통령 / 김태권

등록 2020-09-10 17:13수정 2020-09-11 02:38

딕 체니 (1941~)
딕 체니 (1941~)

9·11 테러가 터질 때 딕 체니는 미국의 부통령이었다. 아프가니스탄을 치고, 그다음은 이라크를 치자며 대통령 부시를 꼬드겼다. 처음에는 이라크가 테러 배후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대량살상무기를 숨겼다고 했다. 둘 다 거짓말이었다. 체니가 조작한 정보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라크 전쟁이 일어났다. 체니가 한때 경영을 맡았던 핼리버튼이라는 회사가 전쟁 통에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핼리버튼 역시 체니에게 큰돈을 쥐여줬다. 2005년 한 해에만 체니의 수입은 우리 돈 84억원. 부시의 12배였다.

제 잇속을 야무지게 챙긴 점에서 트럼프와 비교되기도 하지만, 스스로는 점잖은 정치인이라 믿는 것 같다. 2015년에는 트럼프를 공개비판했다. 체니를 역할모델로 삼은 사람은 따로 있다. 지금 부통령 마이크 펜스다. 자기도 체니처럼 “매우 적극적인 부통령”이 되고 싶다고 밝힌 2016년의 인터뷰는 눈길을 끈다.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존 볼턴은 예전에 체니가 키우던 사람이다. 트럼프와 싸우고 물러났지만 짧은 임기 동안 북-미 화해 분위기에 제대로 재를 뿌렸다. 세계 곳곳에 체니가 남긴 유산이 크다. 아직 살아 있지만 말이다.

지금의 무시무시한 기후변화에도 체니 일당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영국 작가 에드 불리아미는 “부시 행정부의 혈관에는 (피 대신) 석유가 흐른다”고 꼬집었다. 부시 가문은 대를 이어 석유회사를 경영했다. 부시 내각의 많은 각료들이 크건 작건 석유 사업과 인연이 닿아 있다. 체니가 일한 회사 핼리버튼은 전쟁 관련 일도 하지만 석유를 뽑아 올리는 일이 주업이다. 석유 같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자며 세계가 힘을 모을 때 미국 정부만 다른 길을 갔다. 체니가 조종하던 정부였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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