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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나는 역사다] 백년 동안의 관심 / 김태권

등록 2020-11-05 18:54수정 2020-11-06 02:39

블라디미르 레닌 (1870~1924)
블라디미르 레닌 (1870~1924)

상황 파악을 기막히게 잘했고(후임자 스탈린은 못했다) 리더십이 강했다(트로츠키는 약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기회가 오면 대안이 없이도 일단 붙잡고 봤다. 개발도 안 된 물건으로 계약부터 성사시켰다는 몇몇 벤처 기업가도 떠오른다. 정치 지도자로 바람직한 사람인지는, 나는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도 “도널드 트럼프가 레닌을 본받았다”고 주장한 2017년 <뉴욕 타임스>의 기고문에 동의는 못 하겠다. 트럼프의 책사 스티브 배넌이 레닌을 연구했다는 이야기는 사실 같지만.

한국사에 남긴 흔적 가운데 유명하지 않은 일화들이 있다. 여운형에게는 “한국과 일본의 노동자가 목숨 걸고 연대하라”는 번드르르한 덕담을 했다. 홍범도를 만나서는 “반제국주의 투쟁의 영웅”이라고 추켜세우며 자기 권총을 풀어 주었다. 레닌은 <국가와 혁명>과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책을 썼는데, 남로당 출신 박정희가 쿠데타 직후 자기 이름으로 출판한 책이 <국가와 혁명과 나>, 그 마지막 장 제목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다.

구글 엔그램 뷰어는 단어들이 해마다 언급된 빈도를 출판물에서 세어주는 서비스다. 사람들 관심이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레닌·스탈린·마오·트로츠키 등의 이름을 지난 백년 동안 출판된 영어·러시아어·중국어·독일어·프랑스어 책들에서 세어보았다. 스탈린은 1930년대 후반부터 레닌보다 더 주목받다가 50년 한국전쟁 때 정점을 찍고 60년대 이후로 차차 잊혔다. 마오쩌둥은 1960년대 후반에는 영어권과 중국어권에서 레닌을 압도할 만큼 눈길을 끌다가 곧 잊혔다. 레닌은 백년 내내 꾸준히 관심의 대상이다. 그가 이끈 볼셰비키 혁명(요즘은 쿠데타라고도 한다)이 시작된 날이 1917년 11월6일이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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