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한 아랫목에는 늘 아버지의 밥주발이 자리잡고 있었다. 우리들에게 밥을 벌어다 주는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자 예의였다. 그 시절, 밥상 위 아버지 밥주발은 묵직했고 위풍당당했다. 오늘, 우리의 아버지들은 자본주의 정글 속에서 밥을 벌기 위해 때로는 찌질해져야 되고, 때로는 비굴해져야 되고, 때로는 눈물도 삼켜야 된다. 밥은 그렇게 아버지의 아픔과 상처를 경유해서 온다. ‘밥’ 한 그릇 안에는 이 시대 아버지의 모든 서사가 담겨 있다. 밥은 지엄하다. 고현주/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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