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나비의 꿈
바람의 온도가 하루가 다르게 낮아지는 가을 오후, 배추흰나비 쌍이 짝짓기 중 뒤늦게 날아와 훼방을 놓는 다른 수나비를 피해 교미 중인 상태로 날아오른다. 더 늦으면 안 된다는 듯 자못 필사적이다. 미물이라도 새 생명의 탄생은 이처럼 힘든 시간의 정점을 지나 우리에게 찾아온다. 꽃의 소중함을 가슴으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죽어서도 꽃이 될 수 없다는 어느 작가의 말이 떠오르는 가을. 만산홍엽을 새 생명을 예비하는 축복의 빛으로 생각하며 온몸으로 맞아야겠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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