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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사모펀드 감사, 금융위·금감원 ‘책임론’에 답해야

등록 2021-07-06 18:18수정 2021-07-07 02:09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2020년 10월2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옵티머스펀드 금융 사기, 책임 방기한 금융당국과 금융사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2020년 10월2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옵티머스펀드 금융 사기, 책임 방기한 금융당국과 금융사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정적인 정부 채권에 투자한다고 속이고 투자자들에게 돈을 모아 부실한 기업에 투자한 라임펀드는 4616명에게 1조6679억원에 이르는 피해(2020년 2월 기준)를 입혔다. 옵티머스펀드는 공공기관 매출채권 펀드라고 판매해놓고 비상장사 채권에 투자해 손실을 입어 1166명에게 5146억원의 피해(2020년 8월)를 입혔다. 앞서 2019년에는 안전한 상품인 줄 알고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에 1227억원을 넣은 투자자들이 669억원의 손실을 보았다. 역사에 남을 만한 대규모 사모펀드 피해 사건들이다. 감사원이 이들 사건의 공익감사 청구를 받아들여 금융감독기구 운영 실태를 감사한 결과, 모두 45건의 위법·부당행위를 적발했다고 5일 밝혔다.

감사 결과를 보면, 옵티머스펀드의 경우 감독당국이 피해를 막을 기회가 여러번 있었다. 금융감독원은 2017년 옵티머스가 매출채권에 95%를 투자한다고 보고해놓고, 일반회사채에 투자 가능한 집합투자규약을 첨부했는데도 그대로 넘어갔다. 2018년에는 옵티머스가 펀드를 부당 운용한다는 의혹을 둘러싸고 국회의원의 답변 및 자료제출 요구가 있었으나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서면검사를 통해 대표이사 개인 증권계좌로 펀드 자금 400억여원이 이체된 정황을 확인하고도 현장검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실수의 연속이라고 보기 어려운 대목들이다. 이러고도 감독당국이 신뢰를 얻기를 바란다면 어불성설이다.

감사원은 금감원 실무책임자 4명과 한국예탁결제원 직원 1명의 징계를 요구했다. 피해의 심각성에 견줘보면, 지나치게 가벼운 처분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퇴직자의 감독 책임에 면죄부를 줬다’,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 감사’라는 금감원 노동조합의 비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에 대해 감사원은 ‘주의’ 처분에 그쳤지만, 금융위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일반투자자의 위험 감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사모펀드 투자 요건을 완화한 것이 사모펀드 사기를 잉태한 까닭이다. 사모펀드 규제 완화가 취임하기 오래전 일이라고 해도,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감사 결과에 답해야 한다. 금융산업의 성장과 발전은 금융소비자 보호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 뼈아픈 자성과 환골탈태라 할 만한 개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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