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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일상이 된 ‘기후재난’, ‘기후위기’ 경각심 높여야

등록 2021-07-20 19:00수정 2021-07-21 02:08

뫼즈강 범람으로 큰 홍수 피해가 발생한 벨기에 리에주에서 시민들이 15일(현지시각) 고무보트를 타고 대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뫼즈강 범람으로 큰 홍수 피해가 발생한 벨기에 리에주에서 시민들이 15일(현지시각) 고무보트를 타고 대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후재난’이 지구촌을 휩쓸고 있다. 일어날 수 있는 거의 모든 형태의 극한 기상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후위기’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 여기, 모든 이들의 삶의 문제’가 되었음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최근 한달 사이 기후재난은 참으로 다양한 얼굴로 세계 곳곳에 모습을 드러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여러 편의 재난영화를 동시 상영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캐나다 등 북미에서는 살인적인 폭염으로 이미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다. 시베리아를 비롯한 북극권에서도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서부 지역에서는 폭염과 함께 크고 작은 산불이 번지고 있다. 고온건조해진 날씨 탓에 이 지역에서 산불은 이제 거의 연례행사가 된 듯하다. 서유럽에선 200년 만의 폭우로 200명에 가까운 이들이 숨졌다. 실종자도 1000여명에 이른다. 이란은 폭염과 함께 찾아온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과 일본도 폭우에 따른 홍수와 산사태로 큰 피해를 입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열대야가 지난해보다 23일이나 일찍 찾아온 데 이어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극한 기상현상들은 ‘기후변화’를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예컨대, 북미의 폭염과 서유럽의 폭우는 둘 다 대기 정체가 원인으로 꼽히는데, 기후변화 영향으로 대류권과 성층권 사이의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대기 정체 현상이 심해졌다는 것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최근 서유럽 홍수와 관련해 “기후변화의 명확한 징후”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독일 등에 큰 피해를 입힌 서유럽 홍수는 사회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부유한 국가들도 기후재난을 피해갈 수 없음을 보여준다. 기후위기 앞에서는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얘기다.

요 몇년 새 부쩍 잦아지고 강도가 세진 극한 기상현상은 기후위기가 인류에게 ‘발등의 불’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2018년 내놓은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서, 세기말까지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위험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구 온도는 이미 1도 이상 높아졌다. 이제 0.5도가 채 안 남았지만,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기후위기를 ‘진짜’ 위기로 받아들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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