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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여야 ‘법사위 개혁·상임위원장 배분’ 합의, 환영한다

등록 2021-07-25 18:39수정 2021-07-26 02:39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오른쪽),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왼쪽)가 23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추경안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에 합의한 후 합의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오른쪽),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왼쪽)가 23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추경안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에 합의한 후 합의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여야가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갈등의 핵심이었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직을 21대 후반기 국회가 시작하는 내년 6월부터 국민의힘이 맡는 걸로 지난 23일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맡아온 18개 상임위원장직도 여야가 의석수에 따라 11 대 7로 나눠 갖기로 했다. 1년2개월 동안 이어진 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식 구도를 해소하고, 협력과 상생 정치의 밑돌을 놓았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이번 합의에서 상임위원장직 배분보다 의미 있는 것은 국회 개혁의 중요한 과제인 법사위 기능 조정이다. 21대 국회 전까지 야당이 위원장을 맡아온 법사위는 다른 법률과의 충돌 여부나 문구의 적정성을 따지는 ‘체계·자구 심사’ 권한을 남용해 여당 주력 법안의 입법을 지연시키는 일이 자주 벌어졌다. 또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를 넘어 법안의 실질적 내용까지 건드리는 ‘상왕’ 노릇을 해 소관 상임위와 충돌도 빈번했다. 이런 ‘월권’을 막기 위해 이번에 여야가 법사위 기능을 체계·자구 심사로 엄격히 제한하고, 법사위로 넘어온 법안이 본회의에 부의되기까지의 기간을 120일에서 60일로 단축해 ‘법안 볼모 정치’의 폐단을 줄이기로 뜻을 모은 것이다. 한때 여당이 ‘일하는 국회법’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했던 체계·자구 심사 기능의 외부 이관이 야당의 반대와 입법권 제한 논란에 휘말려 진전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합의는 여야 모두 한걸음씩 물러나 현실적 타협책을 찾은 것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이번 합의가 성사된 데는 예산 정국을 앞두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알짜 상임위’ 위원장직이 절실한 야당과 대선을 앞두고 ‘입법 독주’ 프레임이 지속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여당의 이해관계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자의 사정과 속내가 무엇이었든, 이해관계의 간극을 좁혀 합의점에 이른 것은 대화와 타협이란 의회 정치의 본령에 부합할 뿐 아니라, 코로나 재난 장기화라는 국가 위기 상황에서 국회가 민생 입법이란 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고 본다.

안타까운 일은 협상을 주도한 윤호중 원내대표와 의원총회에서 협상안 추인을 주도한 의원들에게 법사위원장 양보에 반발한 민주당 열성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개혁 완수’를 바라는 열정의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 정당 중심의 민주정치가 원활히 작동하려면 지도부의 리더십과 의원 다수의 판단 또한 존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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