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원팀' 협약식에서 짝을 나눠 '원팀'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김두관, 이재명 후보.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6명이 28일 ‘원팀 협약식’을 열고 네거티브 공방 자제와 정정당당한 경쟁을 다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등 경선 후보들은 협약식에서 “품위와 정직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겠다”, “우리는 원팀이다”를 함께 외쳤다. 이 지사는 “원팀 협약식을 당이 해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점을 성찰하고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이 전 대표도 “원팀 선언을 최고로 잘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식은 최근 한달여 민주당 내 지지율 1, 2위를 달리는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캠프를 중심으로 각종 네거티브 공방이 가열되면서 지지층 내 갈등과 국민들의 실망이 깊어지던 차에 이뤄졌다. 모처럼 서로 앙금을 털고 ‘페어플레이’를 다짐한 만큼 앞으로는 더이상 국민 마음을 돌아서게 만드는 퇴행적 행태가 재발해선 안 된다.
그동안 민주당에선 이른바 ‘적통’ 논란을 시작으로, 이 지사 가족관계, 이 전 대표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행적, 이 지사의 ‘백제’ 발언 등을 놓고 상호 비방에 가까운 난타전이 이어졌다. 물론 이 중 일부는 도덕성 검증과 겹치는 측면이 있다. 공방 격화가 경선 흥행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민의 삶을 보듬고 미래를 열어갈 비전과 정책은 뒷전으로 밀리고 지엽적 발언과 과거 행적에 대한 꼬투리잡기식 공방이 부각되면서 부작용이 훨씬 커졌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이날 “최근 경선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방에 대해 당원들은 조마조마한 마음”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본경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후보들 사이에 불신이 커진다면, 누가 최종 후보가 되더라도 이를 단기간에 봉합하고 에너지를 하나로 결집해 본선에 임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민주당은 2012년 대선 경선 때도 ‘모바일 투표’ 방식 등을 두고 극한 충돌을 빚은 끝에 탈락한 2위 후보가 당 선대위 참여를 한동안 거부하는 등 원팀 구성에 진통을 겪은 경험이 있다. 또다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민주당을 보는 국민들의 눈길은 싸늘해질 것이고, 대선 본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다시 깊어지고 있는 코로나 위기에 지친 국민들은 누가 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희망의 비전을 제시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 후보들은 ‘정정당당한 경쟁’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켜 국민 여망에 부응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