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불가피한 거리두기 ‘부분 완화’, 국민 각자의 책임이 더 커졌다

등록 2021-09-03 18:44수정 2021-09-03 18:48

지난 8월 서울 성동구 왕십리 상가 앞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서울 성동구 왕십리 상가 앞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3일 지금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4주 연장하되, 다음주부터 방역수칙을 부분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고강도 거리두기 조처가 길어지는데도 좀처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지 않는 가운데,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쌓여가는 상황에서 나온 고육책이라고 할 수 있다. 방역당국이 쓸 수 있는 카드가 달리 없다는 점에서 불가피했다고 본다. 백신 접종에 속도를 높이는 한편,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더욱더 중요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방역을 탄탄하게 유지하되, 민생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도록 방역 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자 한다”며 이번 조처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등의 4단계 거리두기가 10월3일까지 연장되는 한편, 식당과 카페의 영업시간이 다시 밤 10시까지 1시간 늘어난다. 백신 접종 완료자 수와 연계해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늘리고,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 결혼식에는 99명까지 참석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번 조처의 결과가 ‘나쁜 조합’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우려된다.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은 흐름을 고려했다지만, 어렵게 하루 2000명대 아래로 누르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방역수칙 완화로 다시 고개를 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이번 조처의 방점을 ‘4단계 거리두기 연장’에 두고 있다. 일리가 있다. 영업제한을 부분적으로 완화하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확진자만 늘고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줄어들지 않은 상황만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방역수칙을 강화하더라도 이를 지키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건 상식이다. 4단계 거리두기에도 확진자 수가 줄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감 누적을 꼽는다. 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걸 돌려 말하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방역수칙을 완화해도 잘 지키기만 하면 얼마든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자영업자단체들은 일괄적인 영업제한 대신 업체 스스로 ‘책임 방역’을 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이 방역수칙을 제대로 준수한다면 책임 방역으로의 전환이 가능해질 것이다.

정부는 추석 연휴께 4차 유행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이번 조처가 거리두기가 완화된 추석 연휴를 지나 ‘위드 코로나’(코로나와 공존)로 가기 위한 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